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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에 암표까지 대학축제 ‘非지성’
입력2003-05-16 00:00:00
수정
2003.05.16 00:00:00
축제시즌인 대학가에 암표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인기 있는 행사에 참석하려는 학생들이 몰리는 바람에 입장권 구하기 전쟁이 시작된 것.15일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연세대 응원단 축제 행사 `아카라카를 온 누리에`를 앞자리에서 보기위해 수십명의 학생이 며칠간 노천극장 입구에서 노숙을 한 데 이어 고려대에서는 암표상까지 등장했다.
16일 열리는 고려대 축제의 하이라이트 `입실렌티 지(知)ㆍ야(野)의 함성`은 올해 26회째를 맞는 응원단 주최 행사. 대중가수의 공연, 학생 장기자랑, 응원 행사 등으로 구성된 입실렌티는 작년만 해도 행사 당일에도 표를 살 수 있었지만 올해는 갑자기 인기가 폭발하면서 판매를 시작한 지 이틀 만인 13일 입장권 1만 2,000장이 모두 매진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은 암표를 구하려는 학생들이 쇄도했다. “한 장이라도 좋으니 꼭 표를 파세요.”(ID 고대인) “가격 세게 쳐주시는 분께 표 드릴께요.”(ID 오호)
4,000원 짜리 입장권은 이미 암표가격이 두 배 가까이 가격이 뛰었지만 매물은 동이 난 상태다. 표를 구하지 못한 학생 가운데는 행사장인 노천극장 뒷산을 넘어 몰래 들어가는 루트를 물색하는 극성파까지 등장했다.
입실렌티 응원 행사를 준비 중인 응원단에는 입장권을 더 팔라는 학생들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고대 응원단 총기획 서권석(24ㆍ국문4)씨는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 입장권 판매를 제한할 수 밖에 없다”며 “운동부 학생들을 동원해 입장권 없는 학생의 입장을 철저히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학생들의 시선은 차갑다. 고대 경제학과 최모(23)씨는 “아무리 행사에 가고 싶다고 하더라도 암표를 거리낌 없이 사는 학생들이나 웃돈을 붙여 표를 파는 학생들 모두 문제 아니냐”며 “사회의 그릇된 관행을 대학생들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정상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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