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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영화' 뺨치는 절도 경비업체 배상 책임

법원, 시스템 설계·장치 설치 책임 첫 인정

전쟁, 천재지변 등의 상황이 아니라면 첩보영화를 방불케하는 절도 사건이라도 경비업체가 관리 책임을 지고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4부(손윤하 부장판사)는 19일 보석상을 운영하는 김모씨가 경비업체 A사를 상대로 낸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경비업체는 김씨가도둑맞은 보석 원가의 70%인 9천36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약관에 경비계획 수립, 장치 설치는 모두 업체 책임으로규정돼 있을 뿐 상점 주인의 책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고 보석상점은 범죄표적이 될 가능성이 많아 다른 상가나 주택보다 치밀하고 엄격한 경비가 요구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경비전문가로서 건물 설계도를 참고해 건물 내,외부를 면밀히 살펴 취약지점 등을 파악해 경비 계획을 세워야할 주의 의무가 있는데도 단순히 육안으로만 상점 내부를 살펴 에어컨 뒷벽이 합판으로 돼 있는 점을 간과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불가항력은 천재지변, 전쟁, 사변, 폭동, 가입자측의 쟁의행위 등에 준하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인정될 수 있다"며 경비업체측의 불가항력적인 피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작년 9월 도둑이 들었을 때 김씨 상점 내부에는 열선감지기와 오디오감지기, 자석감지기, 감시카메라 등이 설치돼 언뜻 보기에 `철통'같은 보안이 유지됐지만 에어컨이 놓인 뒷벽은 실외기를 빼기 위해 합판으로 돼 있었고 도둑은 이곳을 뚫고 들어와 페인트로 감지기를 작동 불가능하게 만든 뒤 보석을 털어 유유히 사라졌다. 재판부는 다만 "김씨도 에어컨 뒷벽을 견고한 재질로 만들거나 적어도 합판이라는 점을 경비업체에 알려야할 책임이 인정된다"며 업체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반면 지난해 법원은 경비장치를 설치했지만 3천만원 가량의 골프용품을 순식간에 도둑맞은 상점 주인이 경비업체와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불가항력'을 인정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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