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문재인이다' 몰려온 여성들 다짜고짜…

문재인 PK방문 1박2일 동행취재<br>부산서 릴레이 간담회… 해양수산부 부활 등 논의<br>문사모 등 팬클럽 등장해 분위기 띄우고 기 살리고


'부담 없고 거침없다. 그런데 캠프도, 정책도 없다.'

지난 28일 1박2일간 부산ㆍ경남(PK) 지방 투어를 동행하며 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이처럼 '네 가지'가 없었다. 유권자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는 그에게는 큰 자산이다. 최근 거침없는 언행을 이어가던 모습은 이번 동행 기간에도 계속됐다. 단 '친노(親盧)' 프레임에 갇혀 대선 캠프를 꾸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 유권자를 사로잡을 정책이 보이지 않는 점은 대선 후보로서의 문재인의 발목을 잡는다.

28일 오후1시 반. 김해공항에 도착한 문 고문에게 함께 비행기에 탑승했던 여성 승객 2명이 다짜고짜 '사진 찍기'를 요청했다. 웃으며 이에 응하는 문 고문의 모습은 기성 정치인들에게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문 고문은 28일 하루에만 수십 차례 이 같은 사진 찍기를 당했다.

'부담 없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정치인. 문 고문의 이 같은 이미지는 팬클럽 규모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문사모(문재인을 사랑하는 모임) ▦젠틀재인 ▦문풍지대 ▦문재인의 친구들 ▦문 워크(WALK) 등 그의 팬클럽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제외하고는 정치인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들은 이번 일정 곳곳에 나타나 문 고문 '기 살리기'에 나섰다. 김해공항에서는 '문사모'가, 거제터미널에서는 '문재인의 친구들'이 나와 분위기를 띄웠다. 문 고문에게 있어 이들은 2002년 대선 당시 노풍을 주도하며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 1등 공신이 됐던 노사모의 기적을 재연할 든든한 우군이다.

문 고문의 언행은 과거와 변했다. 2인자의 겸손함에서 벗어나 날 선 발언도 마다 않는다. 문 고문은 28일 거제 명진마을에서 "민주통합당의 여러 후보가 훌륭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새누리당의 박 전 위원장 양강 구도가 이미 형성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연일 '문 고문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 김두관ㆍ손학규ㆍ조경태 등 당내 대선 경쟁자들을 직접 겨냥했다.

그의 거침없는 발언은 박 전 위원장에게는 더 매서웠다. 문 고문은 29일 박 전 위원장을 두고 "제가 가난 때문에 고통 받을 때 그 분은 청와대에서 공주처럼 지냈고, 제가 독재에 맞서 싸울 땐 독재의 핵심에 있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도 없어 보이고 리더십도 퇴행적"이라고 비판했다.

문 고문 측 핵심 측근은 "박 전 위원장을 두고 '공주'라고 표현한 것은 나도 깜짝 놀랐던 강성 발언"이라며 "서울시장 첫 지원 유세에 나설 때 연설문을 들고 손을 부들부들 떨었던 때와 비교해보면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말했다. 문 고문은 "사람이 변한 게 아니고 그 전에는 (발언을) 시작하지 않은 것이고 이제부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문 고문의 PK 지역 일정에 얼굴을 비친 동료 의원은 전날 캠프 대변인으로 내정된 진선미 의원과 문 고문 추천으로 이번 19대 국회 비례대표로 입성한 배재정 의원뿐이었다. 손학규 후보가 신학용ㆍ이낙연 의원, 김두관 경남지사가 원혜영 의원 등 중진급 정치인을 캠프 좌장으로 전면 배치한 것과 달리 문 고문은 캠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김부겸 의원에게 선대위원장을 제의했지만 거절당했고 같은 직을 제안 받은 신계륜 의원도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문 고문은 민주통합당 최대 계파인 '친노'의 핵심이다. 캠프 구성이 난맥상에 빠진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문이다. '친노ㆍ비노 프레임을 깨겠다'는 문 고문은 이를 캠프 인사로 해결하려 한다. 그와 가까운 친노 인사는 가급적 최일선에 배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29일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문 고문은 '낙동강 하구 둑 개방 및 기수역 생태복원을 위한 간담회' '해양수산부 부활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잇따라 진행했다. 낙동강 공약은 문 고문이 4ㆍ11 총선 당시 내걸었던 것이며 해양부 부활도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 공약이었다. 대선주자로서 문 고문만의 특화된 공약으로 보기 어렵다.

손학규 후보의 '저녁 있는 삶', 정세균 후보의 '분수경제론' 등 다른 후보들이 '자신만의 정책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문 고문은 외곽 지원조직이자 싱크탱크인 담쟁이포럼 활동 등을 통해 각종 대선 정책 공약 만들기에 나섰고 캠프 구성이 본격화되면 문 고문만의 대선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