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 마우리시오 마크리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만신창이가 된 아르헨티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최근 외환시장 통제를 해제하는 등 경제 개혁안을 발표했다. 현재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은 자국의 위기를 해결할 실마리를 얻기 위해 아르헨티나의 개혁이 어떻게 진행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좌파 정권의 잇따른 경제 정책 실패로 아르헨티나 경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좌파 정권은 비효율적으로 재정을 분배하는가 하면 외화벌이 능력을 떨어뜨려 경제 펀더멘털을 악화시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자재 가격 하락이 아르헨티나 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인플레이션과 빈곤이 심화하고 재정 불안이 지속되면서 아르헨티나의 경제는 활력을 완전히 상실해버렸다.
이러한 경제 상황에서는 통상 위기를 막고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재정 지출 확대, 국내외에서의 자금 조달, 공공 부문 비용 절감 및 민간 부문 소비 유도, 세수 확대 및 해외수입 증대, 다른 국가들과 무역 및 재정거래 확대 등 다섯 가지 정책을 동원한다. 이 정책들은 당면한 경제·재정적 문제들을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성장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며 일자리 창출, 재정 안정성 확보 등의 효과를 가져다준다.
하지만 각국은 현실적으로 이러한 정책을 효율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보통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정책 입안자가 신중하지 못하다면 경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릴 가능성도 커진다.
첫 번째 문제는 이들 정책을 시행할 몇 가지 여건들이 충족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국가가 동원할 재정이 없거나 자금을 빌려올 곳이 없다면 위에 제시한 몇몇 정책들은 소용없게 된다. 두 번째 문제는 일련의 정책들이 순차적으로 기대했던 효과를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정책 이행은 피드백과 민간 부문의 호응을 포함해 경제와 재정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요구한다.
마크리 정부의 성공 여부도 여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크리는 수요관리 정책과 재정 보조에 연관된 다섯 가지 정책들에 앞서 핵심적인 양적 통제를 없애고 공격적인 가격 자유화를 시도하는 등 대담하고 위험한 정책들을 도입하며 대통령직을 맡았다. 그는 벌써 수입 관세를 대부분 폐지했고 30%가 넘는 페소화 가치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외환 통제를 해제해버렸다.
역사적으로 이런 순서로 개혁을 추진한 정부는 거의 없었다. 실제 대부분의 국가들은 그러한 열정이 부족했고 외환시장 자율화의 경우 특히 망설여지는 부분이었다. 개혁에 착수한 많은 국가들은 재정 투입을 준비하고 수요를 억제한 후에 이 같은 정책들을 시행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각국은 자금 유출과 임금 혼란 등 초기 충격을 제한하기 위해 시장을 자유화하기까지 시간을 확보하기를 원한다. 만일에 문제들이 발생할 경우 정부는 개혁 정책들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아르헨티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 마크리 정부는 서둘러 외부의 재정 원조를 확대하고 국내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 또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아르헨티나의 대담한 경제 개혁은 앞으로 다른 나라들을 위한 훌륭한 롤모델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혁이 국민들의 불만이나 잘못된 순서에 의해 좌초된다면 다른 국가들은 시장 통제를 해제하고 외환시장을 자유화하는 데 더욱더 주저하게 될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개혁 실패는 모두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전 핌코 CEO·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