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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제3의 접속

「사이버 무역」「전자상거래」「클릭」. 무역의 날(12월1일) 대통령 치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낱말들이다. 「수출입국」「의지와 땀」이 강조되던 시대는 어느덧 가고 바야흐로 정보와 전자와 지식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새삼 확인케 하는 대목이다. 같은 날 2002년 한·일 월드컵 마스코트인 「아트모(ATMO)」가 탄생했다. 종래 의인화해 그려냈던 동물이 아니라 사이버 세계가 창작해낸 상상의 캐릭터다. 이제껏 공상 속에 머물던 가상세계가 컴퓨터라는 매개체를 통해 살아 움직이는 새로운 틀과 생명체로 태어나고 있다. 세상변화의 한 축은 분명 전자 공학적 발전이란 걸 일깨운다.다른 한편 국내 매스컴들은 연일 「옷 로비 사건」과 이와 관련된 「수상한 문건 유출」을 보도하고 있고 검찰은 일련의 부정 부패사건을 파헤치고 있다. 이런 시류의 흐름에는 분명 시대적 메시지가 있을 듯싶다. 이제까지 세상을 이끌었던 지배문법이 붕괴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사실이다. 바로 왜곡된 질서와 부도덕과 거짓에 대한 총체적 사회의 비등점이다. 여기서 세상변화의 또 한 축을 발견한다. 인간의 보편적 덕목은 교과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 정치 경제 사회의 지배원리로 생동하고 있는 것이다. 몇년 전 입산 수도하는 한 스님을 만난 적이 있다. 독일어도 능통하고 종교의 세계에도 열린 눈을 지녔던 이 스님은 새로운 천년에는 정신과 물질이 접속하는 큰 이벤트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것이 어떤 모습이냐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 했지만 적어도 수억의 인간이 직접 목격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아마 본인도 그 이벤트에 대한 구체적 답을 갖고 있는 건 아닌 듯했다. 수도(修道)의 세계에서 떠오른 어떤 강력한 암시를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긍정적 눈으로 보면 지금 우리는 신세계를 향한 기초작업을 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전자문명의 보급을 휴대폰과 통신설비로 말할 수는 없지만 양적 기초와 열의를 갖고 있다. 왜곡되고 낡은 틀에 대한 강한 사회적 부정(否定)은 정신세계의 복원을 위한 예비작업일 수 있다. 전자문명과 인간성 회복이라는 두 개의 흐름이 접속하는 이벤트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아트모」에 인간성을 심고자 하는 스토리 속에는 분명 시대해결의 암시와 단서가 숨어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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