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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대형은행(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의 4·4분기 대손충당금 규모가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1조7,000억원 수준에 육박해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쇼크'가 현실화할 조짐이다. 여기에 STX조선해양 등 조선업계의 구조조정 부담을 떠안는 국책은행의 연말 충당금을 합칠 경우 전체 은행권의 4·4분기 충당금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이 기업 부실의 직접적 타격을 받는 사정권에 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금융당국 및 각 은행 여신담당자 등을 통해 집계한 결과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대 대형은행의 4·4분기 충당금 규모는 1조7,000억원 수준에 달해 전 분기(5,224억원)의 3배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종에 대한 여신 규모가 큰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5,000억원 상당의 충당금을 쌓을 계획이며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 역시 4·4분기에 충당금을 최대한 적립해 내년 기업 부실 리스크에 대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올 4·4분기에 충분히 충당금을 쌓지 않으면 내년에는 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을 금융당국과 은행 모두 인지하고 있다"며 "각 은행이 올해 말에는 최대한 보수적인 기준으로 충당금을 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은행들의 4·4분기 충당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직접적 원인은 STX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이다. 여기에 일부 부실 가능성이 보이는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의 여신에 대해서도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면서 은행들의 올해 말 당기순이익이 당초 예상치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 같은 충당금 쇼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채권단에 기업 구조조정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으며 더욱 강화된 기준으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조선업과 중공업에 이어 정유·화학 및 철강 등으로 위기가 번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가운데 수조원대의 기업 여신을 떠안은 은행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윤홍우·김보리기자 seoulbir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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