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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틀어막기식 재건축대책 더 큰 화 부른다
입력2005-04-26 17:02:38
수정
2005.04.26 17:02:38
[사설] 틀어막기식 재건축대책 더 큰 화 부른다
재건축아파트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느낌이다. 건설업체 세무조사, 사업승인 직권취소, 경찰의 재건축비리 전면수사 등 웬만한 조치는 모두 동원됐다.
어떤 수단을 쓰든 집값 상승을 막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그러나 대책은 거창한데 나중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무슨 후유증이 있을 것인지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는 것 같아 걱정이다.
부동산 안정은 반드시 필요하며 여기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단속을 통한 일단 막고 보자는 식의 대책은 중장기적으로 올바른 방향도 아니고 효과도 의문시된다. 정부의 강공책으로 건설업체와 조합이 분양가를 조금 인하하고 기존 주택의 거래와 가격 상승세도 주춤해지는 등 일단 효과를 거두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더 큰 후유증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탈세혐의가 있고, 조합과 시공사간 뒷돈 거래 등 부정과 비리 혐의가 있으면 조사해서 처벌하는 게 마땅한 일이다. 특히 재건축 비리의 경우 공공연한 비밀인 실정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탈세나 뒷돈 거래 등이 분양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곁가지 요인일 뿐 줄기는 아니다. 강남 재건축아파트 가격 상승은 모두가 아는 대로 교육 등 주거여건이 좋은데다 무엇보다 내 돈 들이지 않고 큰 집을 갖게 돼 재산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상승 요인이 항상 잠재해 있는 셈이다.
여기다 최근에는 개발이익환수제, 성남공항 개발 등을 둘러싼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까지 한몫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곁가지 몇 개를 치는 것은 일시적 진통효과밖에 없으며 오히려 화근을 더 키울 수 있다. 무엇보다 단속 위주의 정책은 공급위축으로 이어져 결국 가격상승을 부를 수밖에 없다. 값이 오를 때마다 틀어막기식 대책을 동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동안 재건축 집값 억제 대책 과정에서 조치가 있을 때마다 소폭하락→대폭상승→소폭하락→대폭상승의 사이클을 거듭하면서 지금에 이른 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단기대책과 함께 재건축에 대한 획기적인 제도개혁이 절실하다.
입력시간 : 2005-04-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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