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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자로프 이용 새혈관생성 유도, 버거씨병 합병증 치료효과
입력2003-01-15 00:00:00
수정
2003.01.15 00:00:00
이연선 기자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발가락ㆍ다리를 절단하는 방법 외에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버거씨병에 일리자로프를 이용해 새로운 혈관생성을 유도하는 치료법이 성공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서재곤ㆍ심종섭(정형외과) 교수팀은 오른쪽 발가락이 괴사 된 버거씨병 환자 김모씨(남ㆍ33)를 대상으로 일리자로프(Ilizarov)를 이용해 다리를 연장시킴으로써 혈류 증가를 유도해 발가락 괴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 교수팀은 혈액순환을 증가시키면 버거씨병의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김씨를 대상으로 골신연형성술(骨伸延形成術)을 실시했다. 오른쪽 다리 4곳을 절개한 후 일리자로프 2개의 링을 사용, 위아래 20cm 정도 간격을 두고 고정시키고 다리 좌우 연장을 위해 3개의 다른 핀을 일리자로프에 평행하게 설치했다.
다리를 하루 1㎜씩 좌우로 일주일간 7㎜연장했으며 새 혈관생성과 뼈 접합을 유도하기 위해 3개월간 일리자로프를 유지했다. 그 결과 시술 후 1주일째부터 발가락의 혈류가 증가했으며 5주일 후에는 발가락 괴사부위가 저절로 없어졌다.
일리자로프를 이용한 시술법의 경우 뼈를 늘리기 위해 다리를 상하로 연장시키지만 이번 시술은 혈관생성의 유도를 위해 다리 뼈 일부를 횡(좌우)으로 연장시켰다는 점이 특징이다.
3개월 후 환자에게 일리자로프를 제거할 때에는 괴사 된 발가락 모두가 완치된 상태였으며 피가 통하지 않았던 곳에서는 혈류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이나 이상 감각도 없었다. 지속적인 외래진료를 통한 관찰에서도 발가락의 추가 괴사나 통증 없이 활동하고 있으며 육안-방사선학적 검사결과 연장부위의 문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버거씨병은 주로 다리의 미세 동맥들이 염증성 변화를 보이면서 혈관이 막혀 족부(발가락 혹은 발)가 괴사하는 질병. 발가락에서 시작되어 점차 다리로 진행되며 치료로는 추가괴사 방지를 위한 환부 절단과 추가진행 및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을 권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종간에도 차이를 보여 백인보다 동양인에 많이 나타난다. 국내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인구 1만명당 6명 정도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말초 동맥질환 중 약 15% 정도 되며 흡연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재곤 교수는 “이번 치료가 일리자로프를 이용한 버거씨병 치료의 첫 시도로 아직 한정된 임상이지만 효과가 높았다는 점에서 환자에게는 희소식”이라면서 “앞으로 추가 연구가 수반된다면 좋은 치료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리자로프(Ilizarov)와 골신연형성술(骨伸延形成術)=1951년 구 소련 정형외과 전문의 일리자로프가 고안한 뼈를 고정시키는 원통형 외고정 기구. 골절환자 치료에 혁신을 가져왔음은 물론 이 장치가 개발되어 뼈를 늘리는 시술도 가능하게 되었다. 1982년 일리자로프학회가 창립된 이래 현대의학에서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골신연형성술은 사지를 연장해 새롭게 혈관이나 뼈를 만들어 주는 치료법이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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