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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돈흐름이 바뀐다] 강남 집값 사상최고… 떴다방까지 활개

큰손들 경기회복 조짐따라 재건축등 공격적 투자<br>"대출규제등 대책에도 과열된 시장잡기 어려울듯"

잇따른 가격 상승으로 버블 란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서울 강남 재건축 추진단지에는 여전히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잠실 주공5단지 전경.


#1. 경기 일산신도시에서 살고 있는 의사 최모(45)씨는 최근 서울 강남권에서 40억~50억원가량 하는 중소형 빌딩매물을 수소문하고 있다. 통상 빌딩은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가 '정석'이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가격을 끌어올려 시세차익을 남기자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최씨는 "연 8~10%의 자산수익률(시세상승)을 기대한다"며 "빌딩 시세가 고점에서 20% 이상 떨어져 있어 단기간에 치고 빠지기에 적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2. 자영업자 김모(52ㆍ여)씨는 지난 15일 잠실주공5단지 115㎡형을 14억원에 구입했다. 실거주가 목적이 아니었기에 전세(2억2,000만원)를 끼고 사들였다. 조합 설립까지만 기다렸다가 2억~3억원 정도 남기고 되판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씨는 "불과 반년 사이에 이미 5억원 가까이 가격이 뛰었다"며 "사업진행이 늦어질 수도 있고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이 정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큰돈을 만지기 어렵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고수익을 노린 뭉칫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거나 이에 육박하고 있는 것도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기에 후행한다는 부동산시장 상황은 증시처럼 경기선행 지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부동산시장에 시장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은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은행 이자수익률은 형편없이 낮아 재테크 매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 초부터 전매제한 등 각종 부동산 규제가 크게 헐거워진 점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내려간 점 등도 공격적인 부동산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지점장은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억지하기 위해 대출규제 등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과열된 시장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동자금 빨아들이는 부동산시장=15일 밤 서울 용산에 위치한 '신당e편한세상' 모델하우스 근처는 분양권을 매입하기 위해 몰려든 일명 '떴다방' 업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1순위에서 당첨된 일반분양자 190가구가 이날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분양권 하나당 2,000만~3,000만원가량의 웃돈을 제시하며 분양권 전매를 제의했다. 서울 중구 신당동 S공인의 한 관계자는 "실수요자보다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더 많은 듯한 느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올해 서울에서 분양된 재개발 아파트는 '신당래미안2차'를 시작으로 줄줄이 1순위에서 마감되며 시중의 유동자금을 흡수했다. 인천 청라지구의 경우 6월 초 분양한 '청라SK뷰' 212㎡형이 1순위에서 최고경쟁률 297대1을 기록하는 등 지금까지 이곳에서 분양한 대부분의 아파트가 순위 내 마감됐다. 내년 이후 전매가 가능해지면 웃돈을 얹어 팔려는 '로또' 청약자가 대다수다. ◇매물 쌍끌이 나선 자산가들=큰손들의 부동산 투자는 더욱 공격적이다. 서울 강남권의 빌딩과 재건축 예정 아파트가 이들의 공략 대상이다. 빌딩 매매 컨설팅 업체인 예성컨설팅의 심욱연 대표는 "최근 빌딩을 구해달라는 매수 대기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임대수익이 아닌 시세차익을 노리는 게 이들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거래도 급증하는 추세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월 강남3구에서 1,000건의 아파트가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2,334건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부동산 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대출규제책을 쓰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잠실 S공인의 한 관계자는 "대출을 받아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서울 전역에서 대출 규모를 줄여도 고수익 상품으로 분류되는 재건축 아파트의 급등세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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