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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부터 열어야

원전수거물관리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부안군민들의 시위가 학생들의 등교거부 사태로까지 이어지는 등 갈수록 감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유치 신청`이라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지만 원자력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 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시위까지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원전수거물관리시설 건설에 대한 의견은 `안전하다`와 `위험하다`로 극과 극이다. 그러나 이 같은 찬반론보다는 사태해결을 위해 얼마나 마음을 열어 대화할 의지가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하겠다. 정부는 환경단체 및 주민들의 폭력시위를,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정부의 과잉진압을 비난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진솔한 대화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일본의 롯카쇼무라는 프랑스의 로브 등과 함께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곳으로 꼽힌다. 특히 롯카쇼무라는 국내에서 해외 원전수거물관리 실태를 시찰할 때 단골로 방문하는 곳이다. 지질 여건상 지진이 많이 발생하지만 원전수거물을 10여년 이상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카쇼무라 원전수거물관리센터의 안전성은 통계적으로도 입증된다. 롯카쇼무라의 방사선 측정량 최대치는 0.02밀리시버트다.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을 때 방출되는 방사선 양이 0.6밀리시버트라는 것을 감안할 때 그야말로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롯카쇼무라 주민들도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을 유치한 데 대해 만족해하고 있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입증된데다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이 들어서면서 지역경제도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현재 롯카쇼무라 주민 1인당 소득은 320만엔으로 롯카쇼무라가 속해 있는 아오모리현의 평균치(252만엔)나 일본 평균치(300만엔)를 훨씬 웃돈다. 하지만 롯카쇼무라 원전수거물관리센터의 관계자들은 유독 한국 사람들만 만나면 입조심을 한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시설의 안전성만을 설명할 뿐 가치판단이나 한국의 상황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이런 신중한 처신은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롯카쇼무라 원전수거물관리센터의 한 관계자가 안전성을 설명하자 한국의 군의회의원이 “지금 나를 세뇌시키는 거야”며 면박을 주는 등 적잖은 무안을 당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주장을 충분히 듣고 이를 검증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대화는 아예 불가능해진다. 대화를 위해서는 먼저 굳게 닫힌 `마음의 문`부터 열어야 한다. 환경단체를 비롯한 원전수거물관리시설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방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들의 주장도 힘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문재(경제부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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