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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팀 코리아로 일굴 제2 해외건설 신화


김경환


비행 시간만 24시간이 걸린 여정 끝에 도착한 곳은 지구 반대편 페루의 수도 리마였다. 공항에서 우리 일행을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대형 광고판이었다. 아시아와 유럽을 넘어 중남미까지 경제 지평을 넓힌 우리 기업들의 노고에 가슴이 뭉클했다. 중남미 지역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해외 건설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수주액이 67억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올해도 지난해에 버금가는 수주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남미 등 수주 포트폴리오 넓힐 때

최근 해외 건설업계의 화두는 신시장 개척을 통한 지역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사업 진출이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동에 치중된 해외 건설 수주 포트폴리오를 중남미·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으로 넓혀가야 한다.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이 콜롬비아·페루·칠레·브라질 중남미 4개국을 방문해 우리 기업의 중남미 진출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도 그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노력이 구체적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이달 초 이들 4개국을 방문해 정부 및 공공기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 페루와 콜롬비아에서는 리마 지하철 3·4호선과 보고타 지하철 1호선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과거 지하철 공사 발주시 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PQ)에서 특정공법(TBM)의 단일공구 장거리 시공 실적을 요구해 우리 기업들의 참여가 불가능했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나라 대중교통 인프라의 우수성, 건설기업들의 기술력과 해외시공 경험을 소개한 결과 다음 프로젝트 입찰시 PQ 조건을 완화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칠레에서는 현재 진행 프로젝트 중 공동도급사 파산과 보상 문제로 착공이 지연된 교량 및 발전소 건설 사업에 칠레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줄 것을 당부했다. 브라질에서는 우리 기업이 주요 대도시 지하철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역량을 홍보했다. 수자원 분야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페루에서는 리막강 수질 개선 및 하천 복원을 위한 협력사업과 정보기술(IT) 기반 통합 물관리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세계 물 포럼 차기 개최국인 브라질과는 한국의 개최 경험을 공유하기로 하고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하는 등 진출 토대를 마련했다.



이번 수주지원 활동으로 분명히 알게 된 것은 우리 기업들이 기술력만 믿고 개별적으로 중남미 시장에 뛰어들어서는 성공할 수 없겠다는 사실이었다. 방문국 정부들은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정작 그들의 관심은 장기적 관점에서 파트너십을 이어갈 수 있느냐에 있었다. 단순하게 도급사업에 참여했다가 공사가 끝나면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국가에 투자를 하고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원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서 '파트너십' 이어가길

이미 중남미에서는 스페인·이탈리아·브라질 등의 건설사·운영사·금융회사가 팀을 구성해 국가 대항전을 방불케 하는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과거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열사의 땅 중동에서 성실과 끈기·집념으로 기적을 이뤄낸 바 있다. 이제 한층 높아진 국가 브랜드를 등에 업고 건설사·운영사·금융회사·정부로 구성된 '팀 코리아'를 앞세워 투자개발형 사업에 적극 나선다면 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사업 개척 두 가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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