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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캐디라 우승 못한단 말, 이젠 듣지 않겠죠"

경찰 출신 父, 백 메고 8년 헌신… '비전문가' 주위 시선에 마음고생

"아빠는 역량 높은 최고의 캐디… 첫 승 함께하고 은퇴시켜 드릴 것"

소원 이룬 부녀 얼싸안고 '펑펑'

"(전문 캐디가 아닌) 아빠가 캐디여서 우승을 못 한다는 얘기도 있었어요. 그런 주위의 시선을 떨치게 돼 정말 기쁩니다."

20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 우승 뒤 최운정(25·볼빅)과 그의 캐디인 아버지 최지연(56)씨는 서로 끌어안고 펑펑 울었다. 최씨는 2부 투어 시절부터 8년째 딸의 골프백을 메고 있다. 경찰관으로 서울지방경찰청과 혜화경찰서 등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한 최씨는 2007년 퇴직금을 털어 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고 지금까지 딸에게 헌신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잠깐 전문 캐디에게 백을 넘겼지만 한 달 만에 딸의 요청으로 다시 캐디로 돌아왔다.

주니어 시절을 제외하고는 우승 경험이 전혀 없었던 최운정은 "첫 우승은 아빠와 함께하고 싶다"는 말을 버릇처럼 해왔다. 이번 대회 4라운드를 앞두고도 "이번에 우승해 저를 위해 고생하신 아빠를 은퇴시켜드리겠다"고 했는데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오랜 약속을 지킨 셈이다. 지난주 US 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대회 9홀 역대 최소타(29타)를 기록하는 등 조짐이 보였다. 올 들어 퍼트 연습 시간을 하루 3시간으로 늘리고 잠자리에서도 홀인 이미지를 떠올릴 정도로 퍼트에 매달렸던 것도 첫 승 원동력이다.



최운정은 "다른 선수들이 최고의 캐디와 함께 우승하는 것처럼 아빠도 캐디로서 엄청난 역량을 가진 분이다. 다른 선수들이 탐낼 정도"라며 "그동안은 제 실력이 모자라 우승을 못 하는 것이었는데 아빠가 캐디여서 그렇다는 얘기도 들어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오늘도 아빠가 옆에서 '참고 기다려라'며 조급해하지 않도록 도와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버지 최씨는 "평소 딸에게 직업으로서 골프를 사랑해야 한다고 말해줬다"며 "(최)운정이는 드라이버를 멀리 치는 선수도 아니고 테크닉이 뛰어난 선수도 아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 계획을 세우고 이루는 습관이 강점"이라며 대견해했다. 부녀는 교통편과 숙소 예약을 이미 마친 상태라 최소 2개 대회에서는 더 호흡을 맞춘 뒤 새 캐디 고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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