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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이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던 지난 2010년, 그리고 조선왕릉 40기 전체가 역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2009년. 전국은 문화적 자긍심과 기쁨으로 들썩였다. 동시에 우리에게는 문화적 정체성의 '보존'과 관광 및 교육적 '활용'이라는 공존이 쉽지 않은 두 가지 과제가 동시에 주어졌다.
게다가 관광산업이 대세인 요즘은 역사적 경관이나 유산을 가진 역사 도시는 관광상품으로 각광받고 있기에 이 문제의 해결은 절실하다. 영국 브룩스대 조교수이자 건축학자인 저자는 이 같은 딜레마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그는 스페인의 그라나다 알바이신지구, 영국 요크, 몰타의 성곽도시 음디나, 터키의 옛 도시 안탈리아 그리고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독일의 중세 도시 크베들린부르크까지 5개 역사 도시를 대표 사례로 역사적 건출물과 유적지ㆍ문화재를 보존하면서도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들인 방안을 분석했다.
크베들린부르크의 경우 2차 세계 대전의 포화 속에서 운 좋게 살아남아 중세 건축물을 고스란히 지켜냈지만 1990년대 이후 현대화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지방정부는 건물 수리비의 50%까지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도입해 1998년까지 1,000여개 건물을 보호하는 데 성공했다. 저자는 "역사도시가 지닌 최고의 자원은 독특한 개성과 차별성"이라며 "틀에 박힌 경영수단과 적당히 타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을 번역한 독서모임 '책술'은 문화재청 소속 공무원들이 2008년에 조직한 동아리다. 매달 1회 이상 추천도서를 소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문화재 활용에 유익한 이 책을 합심해 번역했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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