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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상분쟁 대응 터프해졌다"

"수비진의 압박이 몰라보게 달라졌네요. 공격의 예리함도 돋보이고요"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를 무대로 한 대형 통상분쟁에서 올해들어 3연승을 거둔데 대해 제네바의 통상 전문가들은 이렇게 평가한다. 축구로 말하면 공수 앙면에서 아주 '터프(tough)하다'는 것. 통상 분쟁 초기에 한국은 주로 유럽연합(EU),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들로부터제소를 당하는 수세적인 입장이었고 WTO가 마련한 분쟁해결 장치인 패널까지 가지않고 양자협의단계에서 대충 타협해왔다. 한국의 대응 패턴에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 것은 지난 1997년 미국과의 D램 반덤핑 분쟁부터다. 이후 한국은 주요 무역 상대국의 무역제한 조치를 WTO에 제소하는등 부당한 통상 압력 및 WTO 제소 위협에 대해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 물론 적극적은 대응을위해 치밀한 준비와 부단한 노력이 뒷받침됐다. 정면 대결 전략은 실제 통계에서 드러난다. WTO패널 판정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은 148개 WTO 회원국 가운데 미국, EU, 캐나다에 이어 4번째로 분쟁해결절차를 가장많이 활용하고 있는 국가에 속한다. WTO자료에 의하면 미국이 57건(제소 22건, 피소 35건)으로 가장 많고 EU가 40건(제소 24건, 피소 16건)으로 2위, 캐나다가 22건(제소 14건, 피소 8건)으로 한국을앞서고 있다. '공격은 최선의 수비'라는 한국의 전략 수정은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올해 D램과 조선 보조금을 둘러싸고 미국과 EU라는 강적을 상대로 한 3건의 분쟁에서 잇따라 승리한 것은 알찬 결실에 다름없다. 올해 나온 13건의 패널 판정을 보면 브라질, 호주, 캐나다가 각각 2승을 거두었고 미국이 2승1패, 여타 4개국이 각각 1승을 거둔 것을 보면 3승은 대단한 것. 지난 1995년 1월 1일 WTO가 출범한 이후 지난 10년간 우리나라는 패널판정을 기준으로 제소한 7건에서 전승을 거둔 것. 그리고 제소를 당한 5건 가운데 2건에서 승소한 것은 더욱 의미가 깊다. 한국은 제소를 당한 5건 중 주세분쟁,혼합분유 세이프가드,쇠고기 수입규제 등에서 패소했지만 미국을 상대로 한 신공항건설공단 정부조달분쟁,EU를 상대로 한 조선보조금 분쟁에서 각각 1차례 승소했다. 제네바의 통상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제소를 당한 사안에서 승소율이 40%를 기록한 것은 제소국의 승률이 보통 90% 이상인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국내 업계의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여타국간의 분쟁이라도 패널판정의 파급효과 등을 감안해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도 뚜렷한 자세의 변화로 읽혀진다. 한국은 14건의 분쟁에 제3자로 참여해 9승을 거두고 있다.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 미국의 버드 수정법 분쟁에 공동 제소국으로 참여해 조치의 철폐를 관철하거나 보복권리를 확보한 것은 그 대표적 사례다. 통상분쟁의 승리는 결국 실질적 이익으로 연결된다. D램 반덤핑 승소로 인한 무역상의 효과를 보면 D램 분쟁이 3억7천900만 달러, 철강 세이프가드 분쟁이 6억5천100만 달러, 하이닉스 D램 상계관세 분쟁이 8억2천400만 달러로 평가된다. 올해 D램 분쟁과 조선 보조금 분쟁에서 거둔 승리는 영향면에서 더욱 값진 성과다. 지난 97년 금융위기 이후 20004년 6월까지 취한 구조조정이 통상 분쟁의 족쇄에서 벗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 WTO의 패널은 한국의 구조조정이 WTO협정에 위배된다는 제소국들의 주장을 배척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상계관세부과나 WTO제소의 위협을 받지 않고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수확이라고 말한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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