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사진) 전 대우그룹 회장이 미납 추징금 관련 논란 속에 전격 귀국해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날 오전5시20분 아시아나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 전 회장의 이번 귀국이 주목 받는 것은 최근 정부가 공무원 외에 일반인에 대해서도 추징금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김우중법'을 입법 예고하는 등 김 전 회장과 관련한 추징금 논란이 가열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김 전 회장 본인이 추징금 논란에 대해 직접 전면에 나서 대응하기 위해 귀국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이 서울에 장기간 머물면서 약 17조9,000억원 규모의 추징금과 장남 선엽씨가 대주주로 있는 포천 아도니스골프장, 3남 선용씨 명의의 베트남 번찌 골프장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옛 대우그룹 관계자들은 전체 추징금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해외 현지법인의 미신고 차입금에 따른 것이라면서 당시 회사의 신용도를 감안, 총 투자비의 70∼80%를 차지하는 차입금 신고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포천 아도니스골프장의 경우 대우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증여세 납부 등 증여절차를 밟아 취득한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18홀 규모의 번찌골프장도 세금 납부 등 합법적인 절차를 밟은 만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회장과 당시 임원들은 지난 2006년 분식회계 혐의로 모두 22조9,460억원의 추징금을 선고 받았으며 이 가운데 김 전 회장 본인이 내야 할 추징금은 17조9,000억원에 이른다.
한편 대우그룹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대우세계경영연구회의 장병주 회장은 이번 김 전 회장의 귀국은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기 위한 차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우 무역 부문 사장을 지낸 장 회장은 "김 전 회장은 가족과 함께 추석을 보내기 위해 귀국한 것으로 추석을 쇠고 나서 다시 출국할 것"이라며 "귀국 기간 미납 추징금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 없고 이런 분위기에서 대응할 방법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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