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金)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 6월과 7월 25톤을 사들인 데 이어 11월에도 15톤을 추가로 사들였다. 한국은행은 2일 지난달 금 15톤을 매입해 전체 금 보유량을 54.4톤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7월 이후 4개월 만에 금 매입을 재개한 것이다. 한은의 전체 금 보유액은 원가 기준으로 21억7,000만 달러로 전월 말 13억2,000만 달러보다 8억5,000만 달러 늘었다. 전체 보유외환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0.4%에서 0.7%로 늘었다. 이번 금 매입으로 세계금위원회(WGC) 순위도 46위에서 43위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3년 동안 금 투자에 무관심했던 한은이 올 들어 금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금이 대안투자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둔화와 유럽 재정위기 사태로 국제통화인 달러와 유로의 투자위험이 높아진 반면 금은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투자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줄이고 위험 대비 수익을 늘리기 위해 11월 중 금을 소규모로 분산 매입했다”고 말했다.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금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 들어 멕시코(98톤), 러시아(63톤), 태국(53톤)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 매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내년에도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변동성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 매입을 재개한 한은의 금 투자비중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리나라의 11월말 보유외환은 모두 3,086억3,000만 달러로 전월 말보다 23억5,000만 달러 줄었다. 유로 등 주요 통화표시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11월 중 유로화는 2.9%, 파운드화는 2.4% 가량 달러에 비해 평가 절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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