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ㆍ사스 악화 경제충격

북한의 핵보유 시인 및 베이징 3자회담 결렬,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 확산 등으로 주가는 떨어지고 환율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다시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북핵 문제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고 국가신용등급 하향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내수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가 더욱 힘겨운 상황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25일 금융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21.72포인트 떨어진 566.63포인트, 코스닥지수가 2.16포인트 떨어진 40.89포인트로 급락했다.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도 무려 17원40전이나 오른 1,237원80전을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도 0.01%포인트 하락한 4.56%를 기록, 1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같은 금융시장 불안은 전날 베이징 3자회담이 북한의 핵보유 주장으로 사실상 결렬되면서 북핵 문제로 인한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부각돼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또 전날 홍콩시장에서 0.05%포인트 떨어지며 강보합세를 보였던 외평채(2008년 만기) 가산금리도 이날 다시 0.06~0.08%포인트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됐다. 포스코ㆍ삼성전자ㆍSK텔레콤 등 국내 대기업이 발행한 해외 주식예탁증서(DR) 역시 뉴욕ㆍ런던시장에서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러한 금융시장 불안은 외국인투자가의 이탈을 부추기고 국내기업의 투자와 내수위축으로 이어져 경기회복 기대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무디스와 S&P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북핵 문제 악화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출 경우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는 것은 물론 외자 조달비용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북핵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원화가치가 상당 기간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물가ㆍ국제수지 등 거시경제 전반에도 주름살을 패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사스 공포와 북핵 위기로 아시아 주식시장도 충격을 받아 도쿄증시는 이날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타이완과 필리핀 등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도쿄증시는 155.07엔 내린 7,699.50엔으로 마감했고 타이완의 자취엔지수는 3.23% 떨어졌다.

<조영훈,윤혜경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