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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한국 외교의 승리

서정명 <뉴욕특파원>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도 비싸기로 유명한 워도프아스토리아호텔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연례 만찬에 참석해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북미관계 정상화를 역설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W.H 부시 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 대통령은 미국 행정부의 일부 매파 관료들과 의원들이 북한에 대해 공격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부시 대통령은 이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평화유지에 주력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연회장을 가득 채운 미국의 전직 관료들과 국회의원, 월가(街) 투자기관 대표, 국제신용평가기관 애널리스트들은 일관된 대북정책을 제시하면서 미국 정부에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내는 노 대통령의 배짱과 뚝심에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13일부터 15일까지 3일 동안의 짧은 시간이지만 노 대통령은 촌음을 아껴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세계 각국 정상과 수상들을 만나 6자 회담 성공을 위한 정상외교를 펼쳤다. 취재보도를 위해 수행한 기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노 대통령의 정열과 열성은 대단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유엔 방문 기간 중 뉴욕에 체류 중인 미국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리자오싱 중국 외교장관,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외상, 세르게이 라브로브 러시아 외교장관 등 6자 회담 참가국 외교수장들과의 면담과 전화통화를 통해 6자 회담이 결실을 맺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6자 회담에 이견이 있을 때마다 하루 수차례씩 이들 외교수장과 전화로 이견을 좁히고 이해를 구하면서 중국측 수정안에 대해 5개국간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원기 국회의장도 유엔 방문 기간 중 중국 권력서열 2위인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만나 6자 회담에 중국이 적극적인 협력을 해줄 것을 당부했으며 6자 회담 참가국 국회의장들의 모임을 결성하자고 제안해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지루한 교착상태에 빠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6자 회담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북한 김정일 정권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던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평화공존의 제스처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대북 정책을 주도한 매파들의 힘이 약해지고 온건파들이 대북정책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일관되게 북한과의 평화공존과 지속적인 6자 회담을 주장해온 한국 정부의 외교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맨해튼 유엔본부 정면에는 총부리가 구부러진 권총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서 있다. 전쟁과 대결보다는 화해와 평화를 지향하는 유엔정신을 표현한 것이다. 지금 유엔 주변에서는 한국 외교에 대해 6자 회담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6자 회담 타결은 한국 외교의 승리로 국제사회에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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