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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인하 생색내기?
입력2003-12-01 00:00:00
수정
2003.12.01 00:00:00
문병도 기자
`당첨 시 최소 프리미엄 1억원 예상`. 4일부터 실시되는 서울 11차 동시분양에 참가한 D건설이 견본 주택에 전시한 홍보물의 내용이다. 은평구 증산동에 재건축 아파트를 분양하는 이 회사는 51평형 분양가를 당초 서울시에 제출한 분양가 보다 2,000만원 정도 낮췄다.
그렇지만 이 건설사는 인접한 아파트 시세가 아니라 지하철로 두 정거장이나 떨어져 있는 상암지구와 분양가를 비교,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968~1,067만원으로 주변(650~750만원)에 비해 300만원 가량 높다.
◇여전히 높은 신규 분양가 =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11차 동시분양에 참가한 건설업체의 평당 분양가는 968만원으로 10차 동시분양(1,310만원)에 비해 27%정도 낮다. 특히 16개 사업장 중 7개 사업장이 당초 서울시에 고시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가를 책정,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평당 분양가도 12만원 정도 낮아졌다. 하지만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분양가는 여전히 높다. `10.29 대책` 이후 아파트 가격은 계속 추락하고 있는데 분양가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
이수교 1차 KCC 32평의 분양가는 3억9,900만원으로 인근 금강 KCC에 비해 5,000만원 가량 높다. 개봉동 아이파크 34평형 분양가도 인근 현대 홈타운 32평형보다 3,000만원 정도 높고 충정로 우리유앤미 등 일부 업체의 분양가도 주변지역 시세보다도 수 천 만원 높게 책정돼 있다.
◇`생색내기` 분양가 내리기 = 업체들의 분양가 인하에도 불구하고 인하 폭은 상승폭에 비해 극히 미미하다. 지난해 서울 동시분양에 나온 아파트 평균 평당 분양가가 862만원. 11차 동시분양 평당가인 968만원은 지난해에 비해 턱없이 비싼 것.
특히 이번 동시 분양에는 입지 여건이 좋은 아파트가 별로 없어 미분양이 예상되는 등 고전이 예상된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말 각 건설업체의 견본주택에는 예비 청약자들이 많지 않아 한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건설 업체들이 충분히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서울시에 높은 가격을 고시한 다음 일반 분양 공고 때는 낮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에 최초 고시한 분양가를 고의적으로 높게 책정했다는 것.
한 부동산 전문가는 “건설업체에서 주변 아파트값이 오르면 시세에 맞춰 분양가를 높였다면 반대로 시세가 떨어지면 하락폭만큼 분양가를 낮추는 게 당연한데 분양가는 집값 하락폭만큼 떨어지고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문병도기자 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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