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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산별노조 무산 이모저모] “한고비 넘겼다” 社측 안도감

지난 28일 새벽. 시계바늘이 4시를 향한 마지막 능선을 어렵게 넘고 있을 무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과 노동조합 건물 주변을 밤새 에워쌌던 긴장감을 깨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반대로 끝났습니다. 아쉽지만 다음에 다시 해 봐야죠.”(노조측 관계자) “다행입니다. 가뜩이나 단체협약 안건이 많은데 올해 산별노조 문제는 일단락됐으니까요.”(회사측 관계자) 개표장 근처를 서성이던 현대차 직원들의 얼굴 표정은 노측이냐 사측이냐라는 입장에 따라 서로 엇갈렸다. 투표율 89.09%에 찬성은 62.05%. 노조가 추진한 산별노조 전환이 유효투표 중 3분의 2를 못넘겨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날 현대차의 산별노조 참여에 대한 찬반투표는 노동계는 물론 사회 전체의 주목을 끌었다. 올해 현대차 임ㆍ단협은 물론 노동계의 가장 큰 이슈 가운데 하나인 산별노조 건설이 국내 최대 노조인 현대차 울산공장의 결정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올해 노조의 단체협약 요구안에는 노조의 경영권 참여,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 굵직한 사안이 많은데 산별노조 참여가 일단락돼 한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노조측에서도 결과가 아주 실망스럽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김강희 현대차 노조 부위원장은 “산별노조는 조합원의 이해와 노동자로서의 이해가 엇갈릴 수 있다”며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보다 찬성표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실시한 쟁의 찬반투표의 찬성은 54.8%였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7월 1일 다시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물론 노조는 매일 전사업장이 4시간씩 파업을 했던 것을 강도를 낮춰 공장별로 돌아가면서 하루에 3시간씩 순환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2일에는 민주노총 연대 파업의 일환으로 주ㆍ야간이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고비로 치닫던 분위기는 약간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양측의 입장차이는 극명하다. 김 부위원장은 “7월말 여름휴가에 들어가기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며 “아직 전면파업에 들어갈 생각은 없고 앞으로 협상과정을 봐가면서 압박의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측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안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이 많아 빠른 시일내에 타협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 20일 잔업거부를 시작으로 28일까지 조업거부에 따른 생산차질은 이미 2,100억원에 달하는데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울산=조영주기자 y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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