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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얼은 앞으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지역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명품브랜드로 성장할 것입니다." 장톄옌(張鐵燕) 하이얼그룹 아시아ㆍ태평양지역 대표(총감ㆍ總監)은 "베이징올림픽 후원을 통해 하이얼의 브랜드가치가 급성장할 계기를 잡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는 "한국시장을 아태지역 시장개척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라며 "한국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해외진출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 총감은 또 올림픽 이후 마케팅전략과 관련, "환경친화적 제품과 에너지 절약형 상품 개발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고,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시장을 주도하는 창의성이 매우 뛰어나, 이를 모델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장 대표를 베이징에서 만났다. - 하이얼은 베이징올림픽 지원을 통해 무엇을 얻었습니까.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하이얼의 브랜드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후원을 결정했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합니다. 한국에도 대표기업인 삼성이 지난 1998년 일본 나가노올림픽을 시작으로 올림픽을 후원한 이후 세계적인 브랜드로 가치를 크게 높여서, 그 동안 삼성의 브랜드 지명도는 5%에서 16%로 높아졌다고 들었어요. - 하이얼은 중국 산둥(山東)성의 아름다운 해변도시 칭다오(靑島)에 위치해 있지요. 하이얼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하이얼은 중국의 대표적인 가전업체로 1984 냉장고 업체로 출발했습니다. 지금은 IT부문도 많이 확대돼 컴퓨터 휴대폰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하고, 칭다오하이얼과 하이얼전기가 각각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에 상장돼 있습니다. 지난해 하이얼의 매출액은 162억달러이며, 이 가운데 해외시장 매출액은 41억달러로 약 25%를 차지하고 있어요. - 앞으로 하이얼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려고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하이얼은 올해까지 6년 연속 중국에서 브랜드가치 1위업체에 올랐습니다. 중국인들이 하이얼제품에 대단한 호감을 갖고 있다는 증거지요. 하이얼이 제품의 품질 강화와 서비스의 표준화에 힘쓴 결과입니다. 중국에서 하이얼은 한국의 삼성이나, 일본의 소니와 마찬가지로 국가를 대표하는 브랜드입니다. 해외시장에서 하이얼은 미국에서 소형냉장고가 환영을 받고 이탈리아에서 하이얼 에어컨이 인기를 얻는 등 브랜드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로서 하이얼은 미국과 유럽시장 상대적으로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동남아시장에서의 발전속도가 대단히 빠르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하이얼이 아시아지역에서 특히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시장은 동남아입니다. - 하이얼은 한국시장 개척을 위해 어떤 마케팅전략을 갖고 있습니까. ▲한국시장은 매우 도전할 가치가 큰 시장인 동시에 아주 개척이 어려운 시장입니다. 한국 가전시장은 토종브랜드가 석권하고 있죠. 삼성과 LG의 시장점유율이 85%가 넘을 정도입니다. 하이얼은 한국을 아시아ㆍ태평양시장 개척을 위한 교두보로 삼을 겁니다. 한국시장의 공업제품의 디자인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은 아태지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죠. 또한 한국시장은 서비스부문에서의 요구수준도 각별해서 하이얼이 서비스의 표준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 한국 투자계획은 무엇인지요. ▲현재 한국시장에서 하이얼은 초급 개발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이얼은 해외시장을 성숙 정도에 따라,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1단계와 주력상품의 진출이 본격화하는 2단계,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는 브랜드로 성장한 3단계로 나누는데, 미국시장이 2단계라면 한국시장은 1단계에 들어서기 위해서도 앞으로 2~3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이얼은 한국시장에서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연구 및 생산시설을 적극 활용할 것입니다. 한국의 중소기업과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한국시장을 넓히고,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계획입니다. 하이얼은 솔직히 한국의 대기업조차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기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생산시설 투자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 삼성과 LG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삼성과 LG는 중국시장에서 활약이 대단히 큽니다. 하이얼이 한국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잘 하고 있지요. 특히 삼성은 시장을 선도하는 탁월한 능력이 돋보입니다. 중국의 많은 소비자들의 삼성 제품의 디자인과 품질을 좋아하고 있어요. LG도 백색가전 부문에서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삼성과 LG를 좋은 모델로 삼고 싶습니다. - 베이징올림픽 이후 하이얼의 글로벌 마케팅전략에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우선 제품전략에서는 환경보호 및 에너지절약제품에 보다 주력할 계획입니다. 그래야만 환경보호 요건이 강화되는 국내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킬 뿐 아니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론 해외시장 개척에 역점을 둘 겁니다. 임금 비용이 높아지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마케팅이 국내시장에 편중돼 있다면 아무래도 위험이 높아질 수 밖에 없겠죠. - 최근 미국의 경기후퇴에 따른 수요감소와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하이얼도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봅니다. 이 난관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습니까. ▲원자재가격의 랠리는 2005년부터 시작됐죠. 그 동안 하이얼 제품의 주원료인 플라스틱, 철강재 가격이 많이 올랐고요, 제품 생산비용은 크게 늘었어요. 우리는 일단 분말세제가 필요없는 세탁기를 비롯한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다수 만들어냈습니다.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죠. 다른 한편으로는 원자재 구매선을 다양화하고, 생산라인 표준화에 박차를 가해 조달비용과 생산비용 절감에 주력했습니다. - 요즘 한국과 중국간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금 세계경제를 보면 미국과 유럽의 세력이 막강한 반면, 아태지역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다고 봅니다. 만약 한국과 중국, 일본이 결합한다면 아태지역이 세계경제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국은 시장이 크고, 자원이 풍부하며, 노동비용이 낮습니다. 한국기업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곳이죠. 한중FTA는 한국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중국기업들도 개방된 한국시장을 통해 선진기술과 해외시장 개척 등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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