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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 아프리카 어린이 한국서 새 생명

기아대책, 짐바브웨서 한국 데려와<br>건국대병원 서동만 교수 수술 집도

서동만(왼쪽) 건국대병원 교수가 심장수술을 마친 짐바브웨 아이 진곰베를 안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건국대병원

선천성 심장병으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던 아프리카 아이가 한국서 새 생명을 얻었다.

서동만 건국대병원 흉부의학과 교수는 최근 심실중격결손으로 심한 호흡곤란 증세를 겪던 짐바브웨 어린이 '석세스(Success ㆍ성공) 쿠드자이쉬 진곰베'의 심장수술을 집도했다.

지난해 2월 짐바브웨의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난 진곰베는 생후 8개월 무렵부터 심한 호흡곤란을 앓았다.

수도 하라레에 있는 중앙병원에서 아이는 '선천성 심실중격결손'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태어나면서부터 심장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의 벽에 구멍이 생겨 호흡이 가쁘고 체중도 늘지 않는 병이었다. 그러나 수도의 대형병원에조차 아이의 심장을 고칠 수 있는 의사도, 기술도, 시설도 없었다.

부모는 아이의 증상을 전해 듣고 한국 면적의 4배에 달하는 나라 곳곳의 병원을 수소문하면서도 아이를 살릴 형편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에 매일 절망했다.

5년 전 둘 다 직장을 잃어 하루 생활비를 벌기조차 어려운데다 7살 된 첫째 아들과 5살짜리 딸은 부모의 손길이 항상 필요한 시기였다. 아무 조치 없이 병상에 누워 있던 막내아들의 불규칙한 숨소리가 언제 잦아들지 모르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을 무렵 하라레병원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선교사를 만났다.

사단법인 아프리카미래재단에서 이곳으로 파견돼 일하던 전진경 의료선교사는 아이의 딱한 사연을 듣고 건국대병원에 치료를 의뢰했다. 이어 건대병원과 의료협력을 하는 구호단체 '기아대책'이 앞장서 아이를 데려오는 절차에 들어갔다.

병원 측은 1,000만원에 달하는 진료비와 수술비를 면제에 가깝게 깎아주기로 했다. 체재비와 항공비 300만여원은 아프리카미래재단에서 댔다.



아이는 지난 8월 말 한국 땅에 발을 딛자마자 수술실에 누웠다. 그러나 그동안 진행된 염증 수치가 높고 빈혈 증상까지 겹쳐 수술 일정은 계속 미뤄졌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9일 서동만 건국대병원 교수가 아이의 심장수술을 집도했다. 수술은 아이의 이름처럼 '대성공'이었다.

수술을 마친 서 교수는 "오랜 심장병으로 아이의 성장이 계속 멈춰 있었는데 수술이 잘돼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줄기 희망을 안고 아이를 데려온 어머니 미리암씨는 얼굴 가득 번지는 눈물을 닦지도 못했다. 그저 먼 타지에서 도움의 손길을 건넨 한국 봉사단체와 의료진에 연방 고맙다며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기아대책의 한 관계자는 14일 "석세스는 지난달 말까지 건국대병원에서 마무리 치료를 잘 받고 어머니와 함께 건강한 상태로 고국에 돌아갔다"고 전했다.

한편 서 교수는 지난달 말 이집트에서 온 2세 여아와 수술했으며 이달 말 베트남에서 아이 4명도 심장치료를 할 예정이다. 이번 수술도 선의재단, 한국심장재단, 개인 기부자들의 후원으로 이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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