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유리천장 깬 여성들

김진형 남영비비안 대표이사 사장


필자가 근무하는 곳이 여성 란제리로 유명한 회사다 보니 종종 '여직원들이 많아서 사무실이 화사한 꽃밭 같겠다'며 농담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말처럼 업종 특성상 본사 임직원의 60%가 여성이고 다양한 부서에서 여성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 여성 직원들은 주로 디자인실에 있었고 반대로 영업부서나 상품개발부·관리부서 등은 남성들이 주를 이뤘다.

보이지 않는 한계라는 의미에서 '유리천장' 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처럼 그간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직무와 능력에는 일정 수준의 한계가 있다고 흔히 여겨져 왔다. 여성들이 높은 지위까지 승진하기도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남성들이 강한 분야로 인식됐던 부서에서도 여성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여성 임원들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약하고 있다. 회사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선출될 만큼 세상은 많이 변했다.

사회적 약자로서 배려받는 존재에서 이제는 자신의 능력으로 스스로 유리천장을 깨버린 여성들. 그간 많은 여성 인력과 함께 일해온 필자는 이제야 여성들의 능력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하는 데 요구되는 능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높이 평가받는 능력은 사회 흐름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과거에는 사회나 회사 모두 상하 수직적인 관계에 명령하달식의 구조를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구조가 많이 붕괴되고 함께 나아가는 수평적인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하나의 집단보다는 개성을 가진 개개인이 중요시되는 사회다. 이런 사회에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여성의 '모성'에 바탕을 둔 부드러운 카리스마다. 여성의 이러한 장점은 지금처럼 조직보다 개인이 우선시되는 시대에는 개인화된 구성원을 포용하고 이끌어가기에 매우 적합하다. 밀어붙이기식의 남성적인 카리스마보다는 여성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주목받고 있다.



그간 이성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여성들의 '감성'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발달한 감성적인 부분들이 능력으로 재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여성들과 함께 생활해보면 여성 특유의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는 복잡하고 다양한 감성을 지닌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분석해낸다. 때마침 기업에서도 분석력과 전략적인 사고뿐 아니라 소비자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하고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렇듯 재조명되는 여성들의 능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실적인 문제로 본인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잃어버린 여성들이 많다는 사실은 안타깝다. 흔히들 '경력단절 여성'이라고 불리는, 아이가 있는 기혼여성들은 본인의 의사보다는 현실적인 고충으로 인해 스스로 커리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숙명여자대학교와 함께 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과 교류를 맺고 있는데 그 학생들을 보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치고 강한 자신감도 갖고 있다. 이 학생들이 성장해서 한 조직의 일원이 되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낳았을 때, 멋진 능력과 자신감을 더 활짝 펼쳐나갈 수 있는 사회가 돼 있기를 기대해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