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3일 인민은행(PBOC) 해외 부문의 전 최고위급 관리를 인용해 "인민은행이 자본시장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1조위안의 역외 위안화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인민은행이 '일정표(time-table)' 식으로 점차 규제를 완화하는 전략을 버리고 기념비적인 전략을 취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인대)에서 새로운 조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이번 양회에서 자본시장 개방과 관련된 획기적인 조치가 도출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인민은행의 전 최고위급 관리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상품에 대한 외국 수요에 부응하는 것이 자본시장ㆍ계정 개혁의 가속도를 유지하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이번 움직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외국 기업이 보유한 위안화는 2조9,000억위안으로 외국에서 중국에 투자할 수 있는 상한선의 4배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중국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2,140억달러로 2008년 금융위기 때의 2배에 달했다. 결국 중국 당국은 과도한 자본규제 때문에 들어올 수 있는 자금이 못 들어와 자본수지가 악화됐다고 판단, 이 같은 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인민은행은 자본시장을 개방할 경우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른다고 불안해한다"면서도 "시장논리하에 투자자들에게 위안화를 보유할 동기를 준다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민은행은 이런 시장논리가 있다면 자본시장 개방으로 빚어진 1998년의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재앙이 재연되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외에도 PBOC의 이번 움직임에는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자본시장 개방이 필수불가결하다는 판단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인민은행 관계자는 "중국 자본시장에 국제자금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드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지도부가 자본시장 개방을 매우 비중 있게 고려하고 있다"며 "새로운 조치가 전인대에서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이 수년간 유지해온 자본규제를 대폭 완화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도 강하다. 로이터는 만약 중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될 경우 외국인의 위안화 보유는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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