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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리더십 영향 '국정 부담·정치력 약화될듯'

평창 2014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

평창의 패배가 확정된 후 과테말라시티의 홀리데이인호텔의 평창 유치위원회 종합상황실을 들른 노무현 대통령은 입을 다물었다. 그의 얼굴에는 단순한 실망감과 허망함을 넘어 억울함, 심지어 분노까지 느껴졌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노 대통령에게 단순한 스포츠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대선 구도 등 정치적 함수의 요소로 연결짓는 것은 억측”이라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평창의 실패가 노 대통령에게 뼈아픈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번 평창 유치가 노 대통령의 집권 말기 국정운영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시작된 상승 무드를 평창을 통해 끌어올리고 내친 김에 오는 9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 및 조시 W 부시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나아가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결 등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외치(外治)에서의 성공을 내치의 힘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을 했던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덧붙여 남북 정상회담까지 열릴 경우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은 정치권 안팎의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했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분화와 소진된 범여권에서의 영향력을 일거에 회복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왔다. 유치전에 뛰어든 3개국 정상 가운데 가장 열심히 뛰었고 변양균 정책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고위급 핵심 참모들이 전례 없이 대거 이번 방문에 동행한 것에 이런 정치적 함수가 깔려 있었다는 점이 읽혀진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은 노 대통령을 외면하고 말았다. 청와대와 노 대통령으로서는 집권 말기 일련의 선순환의 국정 운영 그림에 일단 금이 갔다. 단순히 “최선을 다했다”는 말로 넘어가기에는 국민들이 느끼는 상실감은 너무 크다. 홀리데이인호텔을 나와 볼보 승용차에 오르면서 대통령을 도리어 격려하는 교민과 유치위 관계자들을 향해 손조차 흔들지 못한 채 떠난 것도 국민들이 느끼는 패배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과테말라 방문을 망설임 끝에 한 달 전에야 결정했던 것도 패배에 따른 국정 운영에 대한 부담과 정치적 영향력의 희석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컸던 탓일지도 모른다. 노 대통령은 과테말라 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하와이를 들러 동포들과 만난다. 7일 하와이 동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꺼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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