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난투의 계속이다. 빈 귀가 세 곳 있건만 쌍방이 그곳은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 장쉬는 유창혁이 47로 응수하는 것을 확인하고 비로소 48로 뚫었다. 백50으로 이은 수는 절대. 그냥 가에 끊어 잡는 것은 흑이 50의 자리에 따내는 수가 선수로 두어지므로 백의 불만이다. “장쉬가 최근에 부쩍 강해진 것 같아요. 요다와 14번기를 치르면서 새로운 경지를 터득한 모양입니다.” 강훈9단이 하는 말이다. 백48로는 참고도1의 백1로 막는 강경책(백5는 2의 왼쪽)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코스는 백도 위험부담이 있으므로 장쉬는 실전보 48, 50으로 만족하고 있다. 흑51은 적절한 응수타진. 이 수로 그냥 52의 자리에 꼬부리면 흑돌이 어렵지 않게 수습이 되지만 백은 더 편하게 수습이 될 것이다. 유창혁의 주문은 참고도2의 백1로 몰아달라는 것이다. 그것이면 흑2 이하 6으로 외세를 쌓고 흑8로 연결할 생각이다. 상변의 백집이 크긴 하지만 흑도 중원의 세력이 막강하므로 어떻게든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그 주문을 간파한 장쉬는 실전보 백52로 막고 54로 맥점을 짚는 길을 선택했다. 흑55 이하 59는 이렇게 될 자리. 뒤늦게 검토실에 들어온 루이9단이 지금까지의 수순을 확인하고 나서 말했다. “장쉬의 펀치가 전보다 세어진 느낌이에요. 유창혁을 상대로 이렇게 잘 싸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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