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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화신, 더 지독해 졌다

영화 '공공의 적2'







사학재단의 부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사장이 학교 공금을 횡령하고 등록금을 올려 재단 경영의 부실은 그려지지 않는다. 교직원 채용을 미끼로 수천만원씩의 돈을 받고 재단 운영에 불만을 품은 교사들을 해고하는 비리 역시 드러나지 않는다. 영화 ‘공공의 적2’은 다만 악역으로 설정된 한상우(정준호)의 개인적인 비리만 있다. 이사장이 되기 위해 식물인간 상태인 형의 산소호흡기를 떼고, 학교 재단의 재산을 처분해 해외로 빼돌리려 하는 죄만 부각될 뿐이다. 더 죄가 있다면 잘 나가는 아버지를 둔 덕에 군대에 가지 않고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제공해 든든한 백(?)을 만들어 뒀다는 점 정도다. 그가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려 하는 이유도 석연치 않다. 감독은 그저 외화를 해외로 빼돌리기만 하면 처벌을 받던 권위주의 시대의 ‘외환집중제’ 를 떠올렸는지 모르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은 외화를 해외로 가져간다는 이유만으로 ‘악당‘이라고 비난의 돌팔매를 받지는 않는다. 외화 반출의 이유는 국내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과실 송금도 있고, 해외에 나가있는 자식 교육을 위한 기러기 아빠의 교육비 송금도 있고, 무역을 하는 기업들의 수입대금 지급ㆍ차입금 원리금 반환 등 다양한 예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개연성은 있지만 진실은 없다. 더욱이 개인적인 성향에 근거한 단순한 악당에서 한 단계 더 뛰어 넘어 사회성을 가진, 그야말로 만인이 공분하는 ’공공의 적‘을 그리겠다는 감독의 초심은 검사로 분장한 강철중(설경구)의 수사동기에서부터 허물어진다. 고등학교 동창인 상우가 부잣집 아들이라는 출신성분 때문에 `쌈짱'으로 군림하고, 아버지가 물려준 돈으로 `돈 잔치'나 해대고, 얼굴까지 잘생긴데다 예의 바른 웃음을 띠고 다닌다고 하여 이에 대한 적대감을 남몰래 키워왔던 주인공 검사의 악에 대한 응징 의지는 그야말로 철저히 ‘개인적’이다. 상영시간 140분에 걸친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만큼 탄탄한 구성을 가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막이 내려지면 허전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이 영화가 제목과는 달리 결국은 1편과 같이 내용에 있어서는 ‘개인의 적’을 그리고 말았다는 허탈함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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