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헌법 초안 채택 ‘실질적 단일체’ 발걸음

지난 21일 막을 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공동의 미래 건설을 목표로 하는 헌법 초안을 채택함에 따라 이제 `실질적인` 단일체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현재 EU 순번 의장국인 그리스의 코스타스 시미티스 총리는 헌법 초안 채택 직후 “유럽 국가들의 보다 긴밀한 통합을 위한 역사적인 발걸음”이라며 초안 채택의 의미를 평가했다. EU는 올 가을 정부간 회의(IGC)를 열어 이번에 채택된 헌법 초안에 근거한 구체적인 조문 작업에 들어가 내년 초까지 수정 작업을 마무리한 후 최종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번에 채택된 초안에 따르면 6개월마다 순번제로 돌아가며 맡는 EU의 현행 지도체제가 상설 대통령으로 대체되고, 외교정책을 총괄 지휘하게 되는 외교장관직이 신설된다. 또 EU의 집행기구인 유럽위원회의 권한이 대폭 강화되는 반면 회원국들의 거부권은 축소된다. 특히 EU가 `법인격`을 확보함에 따라 독자적으로 조약을 체결하고 국제기구에 가입할 법적 지위를 갖게 되며, 노동ㆍ사회 정책을 포함한 분야에서 법적 구속력을 갖는 권리 헌장도 채택된다. 시미티스 총리는 “그 동안 많은 불확실성과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과물은 대단한 타협에 기초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EU 헌법 초안에 대해 신규 가입 예정국을 포함한 25개 회원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구체적인 조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헌법 초안이 개별국가의 주권을 위협하고 일부 강대국의 힘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 약소국을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최윤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