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다시 문 연 학교…"불안해도 당국 방역의지 믿어봐야죠"

■ 메르스 비상

마스크 쓴 교사 교문서 체온계 들고 아이들 발열 체크<br>집단 결석 없지만 미열 학생 귀가조치 등 긴장감 여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닷새간 휴업에 들어갔다 15일 수업을 재개한 서울 강남구 왕북초등학교의 학생들이 저마다 마스크를 쓴 채 학부모와 녹색어머니회의 보호를 받으며 등교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불안하지만 언제까지나 아이들을 집에 묶어둘 수도 없잖아요. 학교와 당국의 방역 의지를 믿어봐야죠."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A초등학교 앞. 삼삼오오 등교하는 어린이들의 얼굴에 한결같이 마스크가 씌워져 있었다. 교사들은 얼굴에는 마스크를 쓰고 손에는 체온계를 든 채 아이들을 맞았다. 서울시교육청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대응지침에 따라 학생들은 일일이 체온을 체크하고 손을 소독한 뒤 교실로 향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난 학생들의 표정은 활기가 넘쳤지만 학교 곳곳에서는 여전히 긴장감이 느껴졌다.

서울 강남·서초구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내려진 일괄휴업이 해제된 첫날인 이날 126개의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모두 정상수업을 재개했다. 학생 대부분이 등교해 우려했던 집단 결석사태도 일어나지 않았다.

2차 유행의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과 불과 500m 거리인 서울 강남구 양전초등학교는 전교생 515명 중 이날 결석생이 9명에 불과했다. 서울 학교 중 가장 먼저 임시 휴업을 결정했던 대치초등학교에서도 전교생 953명 중 32명이 결석했다. 삼릉초등학교도 513명의 학생 중 결석한 학생이 12명에 그쳤고 개포초등학교는 등 해외 체류 중인 학생 한 명을 제외한 전교생이 학교에 나왔다. 실제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휴업 학교와 유치원은 총 440개로 지난 12일의 2,903곳에 비해 크게 줄었다.

고성욱 양전초등학교 교장은 "10~20%의 학생이 등교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결석생은 평소보다 1~2명 많은 정도"라며 "긴 휴업 탓인지 학생과 학부모 모두 예상보다 차분하게 수업 재개에 임했다"고 말했다. 오정혜 대치초등학교 교감도 "32명의 결석생 중 발열 증상은 8명 정도고 나머지는 현장학습 등으로 인한 결석"이라며 "전과 다른 바 없이 정상수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차분한 수업 재개가 이뤄진 것은 초기의 과도한 메르스 공포증이 어느 정도 줄어든데다 메르스 확산과 학교가 연관이 없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 등의 발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해당 학교는 적게는 일주일, 많게는 11일간 휴업이 이미 진행돼 수업일수와 맞벌이 부부의 육아 문제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학교들은 휴업 기간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가정 내 방역지침과 마스크 착용 등을 안내하고 학교 주변의 방역과 소독상황 등을 공지했다. 서울교육청도 이날 2,240여개 전체 유치원·초중고교에 학급당 1개의 체온계를 배치하고 강남·서초·강서 지역 등의 모든 학생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는 내용의 방역지침을 마련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날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체온을 체크 하던 중 미열이 나타난 학생들을 학부모와의 전화를 거쳐 귀가조치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한 학부모는 "발열 증세가 나타난 2~3일 뒤 기침이 시작돼야 바이러스가 전파된다고 하지만 아직 모든 전파경로가 입증된 건 아니어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 경기 성남 등 일부 지역도 확진환자가 거쳐간 지역 병원 인근 등을 중심으로 휴업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 강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메디힐병원과 밀접한 학교 17곳을 비롯해 80개 학교가 휴업을 이어갔다. 양천구 신원초등학교의 권기옥 교장은 "환자가 거쳐간 것으로 거론된 병원들이 지역사회 주민들의 이용이 잦은 곳이어서 금요일까지 휴업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