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외환관리] 폭발직전의 中 부동산시장 머니게임장 변질…거품붕괴땐 전세계 쇼크 위앤화 절상노린 핫머니 1,000억대 시장유입개인도 은행서 돈 빼내 부동산으로 갈아 타中정부 과열억제책불구 日전철 밟을 가능성 중국 상하이를 뒤덮은 마천루. 맨땅 위에서 시작해 창공 높이 솟아오르는 토네이도를 연상하게 한다. 상하이가 고도성장을 만끽하고 있음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외관(外觀)이다. 위앤화 절상이라는 미증유의 실험을 앞둔 지금, 상하이 마천루는 마치 바벨탑을 연상시키며 언제 꺼질지 모를 중국경제의 버블을 상징하는 아이러니를 대표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전국금융업무 회의. 원자바오 총리는 “과열투자의 주범은 부동산”이라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최고지도자가 버블을 직설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의 발언은 시차를 두고 정책으로 현실화됐다. 3월17일 인민은행은 대출금리 하한선을 5.31%에서 5.51%로 전격 인상했다. 이틀 뒤에는 상하이시 정부가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세제대책을 내놓았다. 이어 4월27일, 정부는 베이징 등 6개 도시를 투기억제를 위한 세금부과제의 시범도시로 선정했다. 부동산발(發) 쇼크를 제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필사적이다. 국제금융센터의 남수중 박사는 “부동산 과열억제를 위해서 고정환율제도 완화 등 근본대책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문회사인 이현 R2코리아 사장은 “위앤화 절상을 노린 1,000억달러대의 핫머니가 중국 부동산시장에 유입된 상태”라며 “절상 순간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기 시작해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쇼크를 줄 것”이라며 ‘딥 임팩트’를 예상했다. 중국을 감싸고 있는 부동산 거품의 실체는 끔찍할 정도다. 이미 머니게임장으로 변질됐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중국정부는 2008년 올림픽을 겨냥해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하기 위해 95년부터 매년 1,500억위앤의 국채를 발행했다. 상하이의 경우 2004년 신규 대출의 75%가 부동산로 유입됐고 개발투자 자금 중 외국자본 비중이 82%에 달했다. 탐식(貪食)은 개인들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은행에서 돈을 빼 부동산으로 갈아탔다. 도시지역 1인당 예금 증가율은 2002년 14%에서 2003년에는 -22%로 뚝 떨어졌다. 주요 도시의 평균 주택가격은 12년치 가계소득에 도달해 있다. 2003년 기준으로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상하이 155%, 베이징 122% 등으로 미국(115%)을 넘어섰다. 올초 모건스탠리는 이 같은 현실을 진단하며 “중국 부동산 가격이 한국처럼 계속 상승한다고 믿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붕괴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붕괴 시나리오를 비웃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정보업체인 서우팡 모티엔취앤 회장은 “주택ㆍ상가ㆍ빌딩 등을 중심으로 여전히 투자수요가 강하다”고 자신했다. 1ㆍ4분기 GDP 성장률은 9.5%를 기록한 반면 부동산 투자는 26.7%나 상승했다. 외국자본의 유입도 지속돼 메릴린치는 올해 베이징 부동산시장에 3,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맹독(猛毒)은 원래 서서히 퍼지는 법이다. 중국의 지금 모습은 90년대 초반 이웃 일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일본은 업무용 빌딩 등에서 거품이 빠지기 시작해 소리 없이 버블 붕괴로 이어졌다. ‘위앤화 절상→부동산 버블 붕괴→금융부실 심화→성장률 둔화’의 시나리오는 이미 초입단계에 들어섰는지 모른다. 특별취재팀=김영기기자 이종배기자 김민열기자 현상경기자 young@sed.co.kr 입력시간 : 2005-04-2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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