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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800P 아래선 산다” 조정장 버팀목 역할 ‘톡톡’
입력2003-11-17 00:00:00
수정
2003.11.17 00:00:00
김현수 기자
800선 아래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는 패턴이 반복되자 조심스럽게 나마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복귀`를 점치는 의견이 늘고 있다. 특히 쏟아지는 프로그램 매물을 개인투자들이 고스란히 받아내면서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물론 대다수 증권 전문가들은 여전히 개인의 매수세가 프로그램 매물로 나온 우량주 저가에 받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아직 개인자금이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다만 800선 밑에서 주식을 사는 개인들의 저가매수세는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장에서 버팀목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의 선물매도에 따른 프로그램매물이 쏟아지며 15.42포인트 하락한 794.47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개인은 3,015억원 어치를 순수하게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388억원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개인, `가치`보다 `가격`에 관심=개인의 매수세는 일단 기업가치에 바탕을 둔 투자라기보다는 가격하락에 기초한 단기 매매로 판단된다. 800선 밑에서 우량주 중심으로 사들였다가 지수가 다시 800선 위로 올라가면 미련 없이 차익실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인의 매매패턴은 최근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지수가 800선을 넘어선 지난 5일 이후 개인은 3일 동안 2,17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가 800밑으로 떨어진 10~12일에는 2,083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후 지난 13일 지수가 813포인트까지 올라가자 하루동안 3,228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전문가들은 개인들이 800선을 기준으로 `짧은 호흡`으로 일관하고 분석하고 그 이유로 시장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비자금 파문을 비롯한 국내 자체적인 문제와 이날 일본 증시 폭락에서 보여줬듯 해외 뮤추얼펀드의 환매에 대한 우려감이 국내 증시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단기매매를 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나타나는 개별종목에 대한 매매는 펀더멘털보다는 낙폭과대라는 단순한 가격논리를 바탕으로 `묻지마 투자`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불확실성이 사라지지않는 한 개인은 가격논리를 바탕으로 한 저가매수에 치중할 것”이라며 “개인의 저가 매수가 지수 조정의 버팀목이 될 수는 있지만 추가 상승의 원동력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증시 수급 개선에는 도움될 듯=그러나 일부에서는 지수가 상승추세를 유지하며 나타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수급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주식시장의 매수 대기자금이라고 할 수 있는 누적 실질고객예탁금은 지난 8월 이후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 7일 이후부터 그 추세가 둔화되고 있다.
여기에 채권 금리가 5%에 육박하면서 채권에 몰려있던 시중 자금이 조금씩 빠져나오고 있는데다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 가격도 올들어 처음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도 증시의 수급개선에는 보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시주변환경이 당장 주식시장으로 개인 자금을 끌어들이지는 못하겠지만 심리적인 분위기 개선과 함께 수급에도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긴 호흡`의 투자전략 마련해야=800 이하에서의 대량 저가 매수는 현명한 판단이지만 800만 넘어서면 팔아치우는 것은 근시안적인 투자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단기매매보다는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내년 증시를 겨냥해 턴어라운드(실적전환)가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권했다.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화학업종과 은행업종을 꼽았다.
아울러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약화될 경우 비IT주들에 대한 관심도 높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태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은 미국 뮤츄얼펀드에서 환매자금이 늘어날 경우 차익을 거둔 IT주부터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가격메리트가 높은 철강ㆍ유통ㆍ의약품업종중 대표주에 투자하는 것이 조정장의 투자대안”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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