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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 긴장? "연습라운드처럼 편안하게 칠래요"

긍정여왕 김효주 오늘 LPGA 투어 공식 데뷔전 출격

그린 작고 포대 그린 많아 두 번째 샷이 관건

태국서 강한 훈련 덕분… 컨디션 굉장히 좋아

라식으로 시력 좋아져 예전보다 공 잘 맞겠죠

김효주가 혼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타일랜드 대회를 하루 앞둔 25일 태국 촌부리 시암CC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자외선 차단 스프레이를 뿌리며 연습을 준비하고 있다. 검게 그을린 소매 밖 피부와 하얀 속살의 확연한 대비가 그동안의 훈련량을 말해주고 있다. 작은 사진은 연습 전 대선배 박세리(왼쪽)와 포즈를 취하는 모습. 박세리도 이번 대회로 시즌을 시작한다. /사진제공=지애드


25일 태국 휴양지 파타야. 이곳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촌부리로 향하는 길에는 골프 대회 개막을 알리는 광고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26일부터 오는 3월1일까지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를 위해 세계 각국의 여자프로골프 스타들이 촌부리 시암CC 파타야 올드코스(파72·6,548야드)로 몰려들었다. 이곳에서는 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대회인 혼다 LPGA 타일랜드가 펼쳐진다. 그러나 광고판에 한국 선수 얼굴은 없었다. 디펜딩 챔피언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가 주연을, 미셸 위(미국)와 태국 선수들이 조연을 맡았다.

지난해 4관왕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하고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따낸 김효주(20·롯데)도 이곳에서는 그저 신인 중 한 명일 뿐이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상위 랭커 60명과 초청 선수 10명만 나와 컷 탈락 없이 진행된다. 김효주도 애초 초청자 명단에 없다가 뒤늦게 초청장을 받아 공식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이날 연습을 앞두고 만난 김효주는 현장 분위기에 썩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저에 대한 경계심이요? 아무도 신경 안 쓰던데요. 오늘 밤도 푹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김효주는 대회장에서 차로 2시간30분 떨어진 카빈부리 골프장에서 40일 넘게 훈련해왔다. 대회 코스도 이달 초 1박2일 라운드에 24일 연습 라운드까지 총 세 차례 경험해 낯설지가 않다. 그는 "이곳은 그린이 굉장히 작고 포대 그린이 많아 두 번째 샷이 관건이 될 것 같다. 아이언을 좀 더 핀에 가깝게 붙여야 편안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분석하며 "하루 3언더파 정도는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김효주는 시종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고 강조했다. 좋아도 좋다고 말하는 법이 별로 없는 프로의 세계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답변이다. 자신감의 근거는 강훈련이다. 김효주는 오전 6시 전부터 새벽을 깨워 오후10시까지 이어지는 강훈련을 거의 매일 소화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하지만 태국 전지훈련 기간에는 영화 한 편 본 게 전부다. 훈련이 끝나면 녹초가 돼 사소한 취미조차 즐길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력교정 수술 탓에 한 달간 몸이 근질근질했던 탓인지 강훈도 꿀맛이었다고 한다. "집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정말 재밌게 훈련했어요." 지난해 말 수술해 아직 방에서도 선글라스를 껴야 하는 처지지만 1.0 이상으로 좋아진 시력에 매일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김효주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10년간 콘택트렌즈를 껴왔다.



김효주에게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8·뉴질랜드)와의 비교는 숙명과도 같다. 둘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세계 정상을 다퉜고 프로로 들어서도 각종 신기록을 번갈아 작성하고 있다. 공교롭게 호주 여자오픈에서 LPGA 투어 2년차 리디아 고가 시즌 첫 승을 올린 직후 김효주가 데뷔전을 치른다. 안경을 벗은 리디아 고가 쌍꺼풀 수술에 콘택트렌즈를 낀 뒤 첫 승을 거뒀으니 '새 눈'으로 처음 대회에 나서는 김효주의 성적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린다. 김효주는 리디아 고와의 비교를 농담으로 받아넘겼다. "리디아 고는 예뻐지고 나서 공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저도 예전보다 잘 보이니까 잘 맞겠죠?" 리디아 고는 이번 주 유럽 투어 뉴질랜드 여자오픈에 출전한다.

올해 아직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는 김효주에게 '영원한 스승'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의 말을 전했다. 한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김)효주는 프로 대회에서 한 번도 컷오프된 적이 없다. 내가 보기에 100개 대회 연속 컷 통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당황스러워하면서도 "감독님 뜻을 따르겠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나면 운전면허도 따고 승용차도 한 대 마련할 계획이란다. "오늘 아침에 눈을 떴는데 생각해 보니 내일이 대회 시작인 거예요. 안 믿기더라고요. 연습 라운드처럼 편안하게 치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세계 8위 김효주는 26일 오전11시17분(한국시각 오후1시17분) 세계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14위 아사하라 무뇨스(스페인)와 1번홀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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