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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음악축제 ‘뷰티풀민트라이프 2014’(뷰민라)가 취소됐다.
불독멘션 글렌체크 옥상달빛 등이 출연해 26일부터 2주에 걸쳐 4일간 경기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릴 예정이던 ‘뷰민라’는 공연 하루 전날 공연장을 관리하는 고양문화재단 측이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25일 전달된 취소 사유는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희생자와 실종자, 그 가족의 슬픔을 뒤로 한 채, 어떤 형태로든 공연의 정상진행에 협조할 수 없는 상황이다”는 것. 이를 두고 출연 가수들은 무조건적인 애도와 위로는 구별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주최 측에서 공연을 정상 진행하며 24일 피해자를 위한 성금을 납부하고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는 분위기로 만들겠다고 알린 바 있다.
얼어붙은 사회 분위기로 공연을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취소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은 사태를 키웠다. 일각에서는 백성운 고양시장 새누리당 예비후보 측이 ‘세월호 통곡 속에 풍악놀이 웬말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낸 직후 공연을 취소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성명 발표와 이를 의식한 공연 관리자 측이 위로와 배려로 서로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는 자리가 무산된 것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김C는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연을 하고 안하고는 정치가들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며 “살면서 단 한번이라도 음악으로 위로 받아본 적 없는 이들이 있다면 인생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음악은 흥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적었다. 한 공연 관계자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살아남은 자들을 위한 위로와 서로를 위한 배려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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