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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코리아 주범은 유럽계 핫머니

환차익 노린 영국 자금 19일간 1조2,000억 매도 '뱅가드 효과' 미국계도 1조<br>원화 강세 흐름 둔화 예상 자금이탈 다소 진정될 듯


올들어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외국인 폭풍 매도의 장본인은 유럽계 투기성 자금(핫머니)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핫머니의 유출입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원화강세의 속도가 앞으로는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여 급격한 변동성은 잦아들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8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유출된 외국인 자금은 1조6,870억원에 이른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12월 3조8,760억원 가량을 사들이며 ‘바이코리아’에 나서다가 올 들어 순식간에 대량 순매도로 돌아섰다.

최근 외국인의 ‘셀 코리아’를 주도하고 있는 주체는 영국자금으로 단 19거래일간 1조2,000억원 가량을 팔아 치웠다. 영국계 자금은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1조480억원, 670억원 가량을 팔아 치우는 등 매도 강도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미국과 일본도 이 기간 9,600억원, 1,500억원어치를 대량 매도하면서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환차익을 노린 핫머니의 이탈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유럽계 자금은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자은행(IB)이 많아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 중 영국은 IB의 본고장으로 일컬어지면서 투자자금 역시 대표적 핫머니로 꼽힌다.

여기에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인 뱅가드가 지난 해 10월 투자 기준지수를 바꾼 데 따라 물량 출회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뱅가드는 미국계 초대형 펀드 운영회사로 지난 해 10월 투자 기준지수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인터체인지(FTSE)로 바꾸며 국내 증시에서 90억 달러(약 92조5,000억 원) 가량을 뺀다고 예고한 바 있다. 뱅가드가 매주 국내 증시에서 줄여야 하는 물량은 4%(약 3,800억 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는 영국계 자금은 대표적 핫머니 가운데 하나”라며 “지난 해부터 원ㆍ달러 환율이 급변하면서 환차익을 노린 단기투자자금의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조원 가까이 빠져 나간 미국계 자금 가운데 대부분은 뱅가드 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초 1,050원까지 밀렸던 원ㆍ달러 환율이 다시 1,090원으로 치솟자 환차익을 노린 외국계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며 “지난 해부터 이어온 원화 강세로 국내 대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외국계 자금 이탈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1,053.70원을 기록하며 한 때 1,050원대 붕괴가 우려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1,060원선을 넘어선데 이어 23일부터 불과 나흘간 31원이나 크게 오른데 이어 28일에는 19원이나 폭등하며 1,090원대에 다시 진입했다. 이날은 다시 하룻새 11원이나 빠지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다소 누그러진 원화 강세 흐름이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가파르게 치솟던 지난 해 4ㆍ4분기와는 달리 상승 속도는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자금 이탈도 다시 진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은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등 3가지”라며 “앞으로 원화 강세의 속도가 다소 누그러질 수 있고 추락한 집값도 새 정부에 대한 부양정책 기대감으로 진정될 가능성이 높아 지금과 같은 급격한 외국인 자금 이탈은 어느 정도 잦아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환율 변동 여파에 국내 기업이 얼마나 적절히 대처하는 지 등도 외국인 자금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수출이 어느 정도 견고한 모습을 보일 경우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는 외국계 자금이 다시 매수세로 방향을 틀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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