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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월 13일] 외유 일정 맞추려 여야 합의했나

“폭력국회로 지탄 받는 상황에서 해외에 골프여행을 나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민주당 A의원) “우리 당에서도 비슷한 케이스가 발견될 수 있어 당 지도부가 상황파악에서 나설 것으로 압니다.” (한나라당 B의원) 국회는 1월 임시국회 회기 시작 나흘째인 12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태국 골프여행’ 파문과 관련해 여야 간 치열한 공방 속에서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당 지도부는 물의를 빚어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죄하면서도 이 사안이 정치 이슈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민주당을 강력 비판하면서도 불똥이 자기 당으로 튈 것을 우려해 소속의원들의 외유상황을 점검하는 데 분주했다. 해당 민주당 의원들은 주말을 이용해 자비로 친목모임을 다녀온 것으로 상임위 활동 등 국회 일정에 전혀 지장이 없는데 문제될 게 있느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차가운 여론으로 파문이 확산되자 당혹해했다. 무슨 일인지 민주당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세수위가 그리 높지 않았다. 외형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 상당수가 외유에 나선 것은 국회 안팎의 공공연한 사실.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양날의 칼’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한 탓이다. 소식을 접한 대다수 국민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방탄국회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자성해도 부족할 판에 골프 외유에 나서다니 정말 뻔뻔한 것 아니냐”며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의사당 폭력과 점거농성 파문이 채 가라앉지도 않은 상황에 해외 휴양지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는 모습이 국민들의 눈에 곱게 비칠 리 없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외유나 관광이라는 오해를 받는 국회의원의 해외여행에 대해 따끔한 질책은 필요하지만 의원외교 차원의 공식 해외출장은 국민들이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익을 위해 의원외교에 나서는 의원 모두를 도매급으로 묶어 질타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국회의장이 오는 16일부터 11박12일 일정으로 중동 3개 지역 순방에 나서려는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씁쓸하게 느껴진다. 여야는 해를 넘긴 파행국회를 끝내면서 하루빨리 국회를 정상화해 민생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상황이 이쯤 되니 이번 파문에 대해 외유일정에 맞추려 서둘러 적당히 합의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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