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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2월 18일] 입주가 두려운 판교

[기자의 눈/2월 18일] 입주가 두려운 판교 서일범 기자 squiz@sed.co.kr "들어오는 버스도 없고 택시를 타려면 돈을 더 내고 불러야 합니다. 주변이 온통 공사장이라 밤에는 밖으로 나갈 엄두도 나지 않아요." 최근 판교신도시 취재를 위해 현지를 찾았다가 만난 한 주민은 불평부터 늘어놓았다. 지난 1월 임대아파트 '부영사랑으로'를 시작으로 판교신도시의 입주가 시작됐지만 주요 도로에서 각 아파트 단지 및 학교로 연결되는 이면도로들은 여전히 포장돼 있지 않아 벌건 맨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인도도 각종 자재를 싣고 연신 드나드는 중장비 때문에 여기저기가 패여 곡예를 하듯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야 했다. 단지 내부도 썰렁하기만 했다. '부영사랑으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경우 분양은 됐지만 1층에 슈퍼마켓 하나와 공인중개업소 네 곳이 들어선 게 전부였고 2층은 여전히 텅 비어 있었다. 단지 내 놀이터에서는 뛰어 노는 아이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총 371가구 중 55가구가 입주해 판교에서도 입주율이 높다는 아파트의 사정이 이랬다. 입주율이 10%에도 못 미치는 다른 단지는 상황이 더 심각해 단지 내 상가가 아예 들어서지 않은 곳도 있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공사장 속의 섬'과 같은 기형적 신도시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각종 기반시설이 들어서기도 전에 서둘러 아파트부터 지어놓고 입주계획을 잡았으니 입주민들만 애꿎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판교신도시는 첫 분양 이후 4년도 안돼 입주를 시작했다. 조성 계획 수립과 완성에 길게는 수십년이 걸리는 선진국의 신도시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성공한 신도시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영국 런던 인근 밀턴 케인스(Milton Keynes)의 경우 1967년 시작된 사업이 33년이나 걸려 2000년에 마무리됐다. 당장 사람이 살 수 없는 아파트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전셋값도 떨어지고 있다. 3억원에 육박했던 A아파트 109㎡형의 전셋값은 2억원대 초반까지 하락했고 재산피해를 우려한 입주자들은 입주자연합회를 만들어 담합으로 대응하고 있다. 입주자모임이 불법을 저지른다고 타박할 수도 없는 게 현재 판교신도시의 실상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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