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한주 남았다. 음력 설을 기준으로 해야 청말 띠라고 하는 갑오(甲午)년이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는 해가 바뀔 때마다 스스로 성찰하고 새롭게 다짐하면서 더 높은 비전을 추구한다. 또 우주의 질서정연한 운행을 대하면서 경천(敬天)과 겸손을 배운다. 인류는 역사에 대한 깊은 인식과 후대에 대한 책임감에서 추상같은 정의를 내세우면서 전진해나갈 것이다. 갑오년의 시작을 앞두고 새해 소망을 빌어본다. 새해에는 문화 창조자에 대한 복지와 더불어 국민 문화수요에 부응해 문화 향유권이 확산돼 온 국민이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온 산하를 덮은 하얀 눈처럼 경제의 풍년, 문화의 풍년이 왔으면 좋겠다. 새해에는 한류의 흐름이 한국문화의 원류(源流)를 통해 더욱 다져지고 문화 다양성이 존중되면서 고품격 문화교류협력이 이뤄질 것이다. 한류는 이미 아시아와 미국과 유럽을 넘어 중남미와 아프리카까지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이 얼마나 위대한지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들은 과거 일본기업이 차지했던 전세계 주요 광고탑과 시장을 꾸준히 대체해왔다. 해외여행 중 세계 주요 도시의 목 좋은 곳에서 한국 유수기업의 광고를 만날 때 가슴 깊은 곳에서 뿌듯한 자부심이 솟구친다. 더불어 한류의 드라마와 K팝, 영화와 디자인 패션과 게임 캐릭터, 그리고 스포츠 스타와 클래식 예술의 다양한 영역들이 한국기업의 상품과 서비스 가치를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의 한국방문 관광객은 1,200만명을 넘었다. 문화와 관광을 통해 경제 활력과 창조적인 열정이 솟아오르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문화관광서비스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젊은이는 물론, 창조적인 활동을 통해 자기실현과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희망이 되면 좋겠다. 제대로 된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되고 유통과 가격체계가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제값 주고받기가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확립되면 좋겠다. 융합의 꽃을 피우고 인문정신문화의 확립을 통해 본질적 가치에 대한 존중이 확립되는 말띠 해가 되면 좋겠다. 충효와 예(禮)를 아는 우리의 소중한 대학생 자녀들이 가장 경쟁력 있는 신입사원으로 평가받게 됐으면 좋겠다.
인문학의 가치가 창조성과 자율성을 지니고 신명나게 일하는 효율성이 높은 인재의 기반이라는 점에 대해 기업과 사회의 인식이 달라지는 말띠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인문학계 스스로도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방안을 찾아나가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문화와 관광을 통한 남북교류협력이 더 왕성해지며 스포츠를 통한 남북한 선수들의 뜨거운 얼싸안음이 이뤄지는 갑오년을 꿈꿔본다. 문화를 통한 행복이 국민 모두에게 확산될 때 사회는 그만큼 건강해질 것이다. 또 지구상의 다른 나라와 민족에게 대한민국의 행복이 문화와 관광을 통해 퍼져나가는 새해를 그려본다. 그것이 문화융성의 지구화가 아닐까.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