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반을 벗어나 사업영역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하지만 무리한 확장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지난 7월 대형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중견업체의 전문경영인으로 자리를 옮겨 화제가 됐던 임승남(67) 반도건설 회장은 요즘 새로운 사업 구상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바쁘게 현장과 해외를 다니는 그에게서 ‘은퇴’란 단어를 떠올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임 회장은 “어느 정도 업무 파악이 끝난 만큼 조만간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내년에는 전국에서 5개 단지 정도의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반도건설은 경기도 김포 장기지구에서 내년 초 500여 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한편 연고지역인 부산에서도 50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반도건설은 임 회장 취임 이후 최근 대구에서 재건축사업을 수주하는 등 지역 기반을 조금씩 넓혀나가고 있다. 그는 “아직 지방 업체란 인식이 강하다 보니 서울ㆍ수도권 등에서 별다른 실적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며 “향후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차별화 된 고급주택시장을 적극 공략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아파트 뿐 아니라 주상복합 사업에도 진출하는 한편 안정적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자체 사업에서 탈피, 시행사와의 공동사업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반도건설은 임 회장 취임 후 전체 200여명의 인력 중 70% 정도를 서울 사무소로 옮기는 등 조직과 인력을 수도권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요즘 시장 확대를 위해 해외 주택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주택시장 진출을 검토 중입니다. 일단 현지 업체와 공동사업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후 자체 개발사업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국내에만 머물러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임 회장의 생각이다. 이 같은 사업 확대 방안에도 불구하고 임 회장은 ‘수익성’이 가치판단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금력이 탄탄한 대기업과 달리 중견기업은 수익을 내지 못한 채 덩치만 키우고서는 생존할 수 없다”며 “안정과 성장의 두 가지 목표 중 어느 한곳에 치우침 없는 경영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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