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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희망 주는 인술

박상영(사회부 차장) sane@sed.co.kr

[동십자각] 희망 주는 인술 박상영(사회부 차장) sane@sed.co.kr 박상영(사회부 차장) 보건 당국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부인과 4곳 중 1곳은 분만자의 50% 이상이 제왕절개수술을 하고 있다. 지난 2002년 4ㆍ4분기 제왕절개분만율은 평균 39.6%.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보다 2~3배나 높은 것이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02년 제왕절개분만 적정성 평가결과’를 보면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은 산모가 이후 자연분만하는(Vaginal Birth After CesareanㆍVBAC) 비율은 3.2%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처음 제왕절개수술로 아이를 낳았으면 그 후에는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특히 조사기관 중 24.8%(282개소)가 제왕절개율이 50% 이상인 것은 수술만능 출산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제왕절개술보다 자연분만이 산모나 태아 모두에게 좋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한번 제왕절개를 하면 다음 아이부터는 반드시 제왕절개술로 분만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큰 문제다. 그러한 생각에는 임신부뿐만 아니라 상당수 의사들도 차이가 없는 듯하다. 그런데 최근 한 대학병원이 선행 제왕절개술 후 자연분만(VBAC)에 성공한 비율이 무려 76%를 넘었다고 발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경희대병원 산부인과에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382명의 산모를 대상으로 VBAC을 시도, 292명(76.5%)이 성공했다는 것. 의료진들은 “이전에 질식분만 경험이 있는 산모의 성공률이 높았고 태아의 평균 체중은 3.3㎏였다”고 밝혔다. 특히 많은 인자 가운데 입원 당시 임신부의 자궁상태가 VBAC 성공 여부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희대병원에서 VBAC 성공률이 높은 것은 인간존중 출산시스템이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인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좋은 예로 VBAC에 성공한 산모 중에는 태아 체중이 4.7㎏인 경우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태아 몸무게가 4㎏ 이상일 때 VBAC를 시도하는 것은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서 더 주목할 점은 경희대병원이 VBAC을 시도, 자궁파열이 된 경우는 한건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하게 VBAC의 성공률에 집착했기 보다는 안전분만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수술기준을 엄격히 적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사회에 산모는 물론 태어나는 아기의 건강까지 염려해주는 인술이 살아있다는 것은 희망을 갖게 한다. 입력시간 : 2004-08-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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