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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와인 저장… 문화 체험… 동굴의 쉼없는 변신

12~14°C 유지… 와인 보관에 최적<br>곤지암·청도 등 문화체험 공간 활용<br>신안 증도 소금동굴 건강관리 '인기'

청도의 감와인 터널

곤지암의 '라그로타'

소금동굴 힐링센터

해외 와인 양조장들은 와인 카브(caveㆍ와인을 보관하는 동굴)를 대부분 하나씩 가지고 있다. 프랑스 샹파뉴의 유명 샴페인 양조장들은 로마시대 때 조성된 지하 굴에서 샴페인을 숙성시킨다. 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고급 와인을 약탈한 히틀러는 자신의 알프스 별장 바위산 중턱 동굴에 와인을 저장했다고 전해진다. 일명 '독수리 둥지'로 알려진 이곳은 훗날 연합군에 함락된 후 세상에 알려졌는데 당시 연합군이 '독수리 둥지'에서 환수한 와인은 50만 병에 달했다고 한다. 동굴 내부의 기온은 연중 12~14°C의 기온을 유지하는 덕분에 히틀러뿐 아니라 수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와인 카브의 존재를 당연시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저장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 와인 동굴이 특별한 문화체험공간으로 인식되면서 관광 자원으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호흡기 및 피부질환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천일염을 재료로 한 소금동굴도 관광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어둡고 칙칙한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체험 및 건강치유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동굴의 무한변신 속으로 떠나보자. ◇곤지암리조트의 와인카브 '라그로타' 동굴 안에 마련된 이탈리아 풍 레스토랑에서 식사와 함께 나만의 와인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경기도 광주에 자리한 서브원 곤지암리조트가 지난 해 9월 선보인 국내 최대 와인 카브 '라그로타'가 요즘 와인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다. '라그로타'는 이탈리아어로 '카브(와인저장고 혹은 동굴)'를 의미하는 'La Grotto(라 그로또)'에서 따 왔다. 리조트 옆에 위치한 덕구산 산자락을 수평으로 파내 총 길이 100m, 높이 5.4m, 폭 8m로 만들어진 'ㄷ' 자형 인공 동굴인 라그로타는 미 캘리포니아의 유명 와이너리 '나파밸리'를 모티브로 만들었으며 나파밸리에서 사용했던 고급 자재를 그대로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와인저장고인 '카브'와 이탈리아 분위기의 와인 레스토랑, 그리고 와인 시음장으로 구성됐는데 특히 콘도미니엄 회원들을 위해 최대 12병까지 무료로 와인을 보관할 수 있는 2만여 병의 규모의 저장 공간을 별도로 마련한 점이 눈에 띈다. 라그로타에는 630만원짜리 샤토 라투루(Chateau Latour 1982년산)부터 3만 9,000원 짜리 에스타시옹(Estacion 2007년산) 와인까지 다양한 종류와 폭 넓은 가격대의 와인을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와인은 5만∼10만원대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레스토랑도 소수 고객을 위한 '와인 카브'를 표방하기 보다는 대중적인 와인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일반 고객도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음식 종류와 가격을 '트라토리아(Trattoriaㆍ이탈리아의 대중적인 레스토랑을 뜻하는 말)' 수준으로 맞춘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청도의 감와인터널 감의 고장으로 유명한 경상북도 청도에선 달콤쌉싸름한 황금 빛 와인의 향기가 외지인을 맞이한다.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의 와인터널은 1904년 대한제국 말기에 경부선 철도용으로 만든 것으로 1937년 이후 운행을 중단한 이후 방치됐던 것을 정비해 감 와인 숙성고와 카페로 탈바꿈시켜 지난 2006년 문을 열었다. 길이가 1,000m가 넘는 터널 안은 연중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돼 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훈훈한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청도 와인터널의 천장은 황토 벽돌로 덮여 있어 면역력 향상이나 정신 안정, 노폐물 배출 활성화, 호흡기 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음이온이 배출되고 있는 점도 특징적이다. 특히 청도 감으로 만든 감 와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제17대 대통령 취임 경축연회에 건배주로 선택한 와인으로 유명하다. 감 특유의 떫은 맛에 와인의 달콤하면서도 신맛이 어울려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감의 떫은 맛은 '타닌'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혈관을 깨끗하게 정화시켜 뇌졸중(중풍), 심장병 예방 효과가 탁월하며 여성들의 피부 미용에도 좋은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항산화제 성분인 타닌은 활성 산소와 스트레스를 제거해 암 예방 효과도 높은데 이러한 감을 재료로 만든 청도 와인은 적포도주에 비해 타닌이 무려 20배나 더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와인터널 입구에서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감 와인을 선택해 시음할 수 있으며, 스페셜 와인 두 잔에 각종 치즈, 비스킷, 감 말랭이를 세트로 구성한 가격이 1만 3,000원으로 일반인들이 즐기기에 부담도 없다. ◇무주의 머루와인동굴 전북 무주 적상면 북창리 적상산 중턱 해발 450m 지점에 머루와인동굴이 자리잡고 있다. 이 와인동굴은 1988~1995년 무주 양수발전소 건설 당시 작업터널로 사용하던 곳이었다. 공사가 끝난 뒤 한 동안 폐쇄된 것을 지난 2005년 무주군 산림조합이 한국전력에서 임대해 와인보관소로 쓰기 시작했으며 그 뒤엔 무주군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산지가 많고 날씨가 추운 편인 무주군에서는 예로부터 산머루가 많이 생산됐다. 현재 117곳의 농가가 연간 355톤의 머루를 만들어내는데, 이렇게 고랭지에서 생산한 질 좋은 머루를 4개 회사가 사들여 와인을 만든다. 지난 해 6월 군에서 일반에 공개한 뒤 알음알음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지면서 머루와인동굴은 이제 무주군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가 됐다. 연 평균 14~16°C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는 와인동굴에 들어서면 머루와인병의 높고 긴 행렬이 장관을 이룬다. 머루와인 2만여병이 너비 4.5m, 높이 4.7m, 길이 579m 규모의 동굴 양쪽 나무창고에 가득 쌓여 있기 때문. 머루와인병들의 행렬을 뒤로 하고 안으로 쭉 들어가면 와인카페가 나타난다. 동굴 입구에서 약 300m에 이르는 지점이다. 드넓은 면적(약 200㎡)에 판매대와 탁자 10개가 놓여 있는데 발전소 건설 당시 작업 차량이 드나들기 위해 일부러 넓힌 공간이 관광객을 위한 와인 카페로 변신한 것이다. 이 곳에선 머루와인은 1병에 5,000~2만원 수준으로 시중보다 20% 정도 가격이 싸다. 카페에는 이 곳에서 산 와인을 보관해 두는 별도의 보관 코너도 마련돼 있으며 특히 결혼과 만남, 승진 등 특별한 날 축하 문구를 와인 병에 새겨 선물할 수 있는 애칭조각와인 택배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색 다른 건강 체험, 소금동굴힐링센터 소금동굴의 치료 역사는 소금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18세기 이전엔 암염을 채굴하는 소금광산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의 호흡기 질환이 자연적으로 치유됐으나 이것이 소금의 효능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다 19세기부터 동유럽에서 치료 효과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천연소금동굴은 물론이고 수많은 인조 소금동굴이 조성, 현재는 동유럽은 물론이고 러시아ㆍ독일ㆍ오스트리아ㆍ캐나다ㆍ영국ㆍ미국 등지에서 호흡기 질환 치료와 정신 안정을 위한 대체요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선 전남 신안군 증도면에 자리한 태평염전이 지난 해 말 천일염을 사용한 인공 소금동굴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소금동굴힐링센터'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이 곳은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국내 천일염을 이용, 천연 소금동굴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써 호흡기 질환과 피부질환은 물론이고 정신안정을 위한 대체 치료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 태평염전의 소금동굴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UNESCO Biosphere Reserve)인 청정 염전에서 생산된 천일염을 미세하게 가공, 천연소금동굴과 똑같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연 평균 20~23°C가 유지되는 소금동굴 내부를 천일염으로 만들어 동굴 내부에 있는 동안 천일염이 방출하는 음이온을 온 몸으로 듬뿍 받을 수 있다. 특히 천일염을 특수공법으로 가공한 항산화소금(Anti-Oxidate Salt)이 눈에 안보일 정도로 미세한 크기로 분사돼 호흡을 통해 체내로 흡수됨으로써 각종 질환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태평염전 측은 설명했다. 한편 태평염전은 오는 2월말 서울 중구 회현동에도 소금동굴힐링센터 2호점을 개점,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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