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MBC 등 관련 업계는 중국 방송사와 손잡고 중국 내 한류 붐의 원조 격인 드라마 '대장금'의 후속편을 현지에서 제작한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안방극장을 찾는다는 목표로 제작 초읽기에 들어간 '대장금2'는 어머니가 된 장금이가 딸을 찾아 중국으로 떠난다는 내용을 큰 줄기로 그가 빼어난 의술과 요리실력으로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성공하는 스토리를 그릴 예정이다. 중국이 주요 배경이 되는 만큼 MBC 측은 "현지 촬영은 물론 중국 측 제작진과 협업하는 시스템으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2003년 초기 한류가 드라마 등 콘텐츠 완제품을 수출해 일궈낸 성과라면 대장금2의 사례에서 보듯 국내뿐 아니라 애초 중화권 시장을 염두에 두고 그들의 정서를 기획단계부터 녹여 만들고 현지 제작진까지 투입하는 차이코리아 한류 콘텐츠가 봇물처럼 기획되거나 제작에 들어가고 있다.
한류에 중국 문화를 녹이는 이 같은 차이코리아 콘텐츠는 기존 한류의 공습에 위협을 느낀 중국 정부가 한국 문화 수입 규제장벽을 높이 쌓으면서 새로운 해외 문화시장을 뚫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중국 대륙에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선풍적 인기가 확산되면서 중국 당국은 '문화 자존심'을 거론하며 한류에 경계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대륙에 다시금 일고 있는 뜨거운 한류 열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오롯이 한국적인 한국 콘텐츠의 일방 전파가 아닌 한국의 기획력에 중국 정서를 알맞게 가미해 '쌍방향 콘텐츠로 교류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관련 업계와 전문가는 입을 모은다. 최근 국내 프리랜서 방송 작가들, 프로듀서(PD) 등을 필두로 한 제작 일선들의 활발한 중국 활동(인력 수출), 합작 법인 설립, 공동제작 등이 모두 이에 해당하는 사례다.
현재 중국 시장에 진출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현숙 방송작가는 "중국 문화콘텐츠 업계는 물량과 자금여건은 풍부하지만 테크닉과 개발능력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 부분을 국내 우수 인력이 가서 채우고 한국이 지닌 '기획력'을 수출하는 것도 또 다른 면에서 한류 전파이자 국력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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