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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벌금형 선고로 또 체면 구겨

2억 대가성 인정엔 안도

검찰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해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이끌어내지 못함에 따라 '한명숙 재판'에 이어 또 다시 체면을 구겼다. 다만 검찰은 법원이 이번 사건 핵심 쟁점이었던 '2억원'의 대가성을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함에 따라, 무리한 강압 수사는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게 돼 그나마 안도하는 분위기다.

재판부는 곽 교육감이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지급한 2억원이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한 배경에 대해 "사회 통념상 대가관계가 없다고 보기에는 2억원은 너무 많고, 금품을 수수한 시기와 경위 또한 대가성이 없는 금전 수수관계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곽 교육감이 후보사퇴 대가로 돈을 지급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은 인정했다. 후보 단일화 합의가 이뤄진 2010년 5월 19일께 실무진들이 의도적으로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곽 교육감 측 주장을 받아 들인 것이다.

대가의 사실을 곽 교육감이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점은 재판부가 실형이 아닌 벌금형을 선고한 주된 배경 가운데 하나로 풀이된다. 곽 교육감 측근들이 몰래 벌인 후보 매수 행위를 곽 교육감 양형에 반영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재판부는 판단한 것이다.



검찰로서는 법원이 곽 교육감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실형이 아닌 벌금형을 택해, 결과적으로 '유죄 아닌 유죄 선고'를 내린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표면적으로는 유죄 선고를 받아냈지만 '대가성 사전 인지' 등 검찰의 주요 주장들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력 자체가 한명숙 사건에 이어 또다시 도마에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이례적으로 대검찰청은 서울중앙지검 사건에 대한 이번 판결 직후 브리핑을 자청한 뒤 항소 의사를 밝혔다.

임정혁 대검찰청 공안부장은 "2억원의 대가성을 인정해 유죄판단을 내리면서 후보매수 당사자인 곽노현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것은 사안의 중대성과 죄질에 비춰 지나치게 경미한 전형적인 봐주기 판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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