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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보다 실이 큰 마이너스 금리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잇달아 인하하면서 물가를 감안한 실질금리가 마침내 마이너스에 진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중 은행의 잔액기준 평균금리는 4.23%로 작년에 비해 0.06포인트 떨어져 물가상승률 3.8%와 이자소득세분 0.7포인트를 감안한 실질금리는 –0.27%라는 계산이다. 이는 은행에 돈을 맡겨놓을 경우 이자는커녕 원금마저 줄어들어 고객입장에서는 은행에 보관료를 내고 돈을 맡기는 셈이 된다. 장기간 저금리기조가 지속되다가 이처럼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에 기인하고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자금수요의 감소라 할 수 있다. 외환위기이후 기업구조조정과 부채비율 규제 등으로 기업들의 간접금융이 크게 줄어든 데다 지난해이후 부동산시장 안정대책과 가계대출 억제 등으로 은행의 대출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침체와 경제불안 등으로 은행 예금은 꾸준히 늘고 있는데 반해 마땅히 자금을 굴릴 데가 없는 은행으로서는 경영수지를 맞추기 위해 예금금리를 낮추다 보니 결국 마이너스 금리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지금처럼 자본시장이 개방된 여건에서는 각국의 금리가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미국 일본 대만 등 주요 국가의 금리도 대부분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작년 10월 평균 예금금리가 1.34%로 물가상승률 2.3%를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1.04%를 보이고 있다. 일본 역시 작년 10월 기준으로 평균 예금금리는 0.03%로 제로금리지만 디플레이션으로 물가상승률이 –0.6%이기 때문에 실질금리는 명목금리보다 높은 0.63%를 보이고 있다. 금리는 시중의 자금수급사정에 의해 결정되기는 하지만 소득수준이 낮은 우리경제에 비추어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마이너스 금리는 전체적인 저축률 하락을 가져와 성장잠재력 확충에 필요한 투자재원 마련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아울러 마이너스 금리는 이자 생활자에게 치명적인 타격이 될 뿐 아니라 부동산투기 심리와 과소비 등을 부추김으로써 경제왜곡을 심화 시킬 우려가 있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흔들리고 있는 것도 전반적인 소비성향이 높아지면서 수입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저금리에 따른 이 같은 부작용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금리하락을 방지하고 금리가 적정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투자마인드를 회복시킴으로써 자금수요가 촉진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전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 증시 신뢰도 제고 등을 통해 자금이 생산적인 부분으로 흐르도록 하는 것도 금리를 적정수준에 유지하는 방법이다. 마이너스 금리는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는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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