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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반대 투쟁을 펼치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에 그동안 (내가) 강성 이미지로 보여 통합 작업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닌가 고민을 많이 했다. 대의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겠다."
11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차분하면서도 강한 어조로 답변을 이어갔다.
그가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외환은행과의 합병. 원활한 합병을 위해서는 하나금융 경영진 가운데 누군가는 물러나 희생을 해야 하는데 인수 작업을 추진해온 자신이 물러나는 게 맞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우선 "연초부터 고심하다 최근 마음을 굳혔다"며 사의 표시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외환은행과의 합병작업을 (내가) 진두지휘해온 탓에 그쪽에서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사의 배경을 다시 한번 설명했다.
그는 "내가 자리를 물러나면 외환은행 직원들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빨리 안정시켜서 큰일을 하라는 의미에서 사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승유 회장과의 협의에 대해서는 '아직'이라고 했다. 그는 "김 회장께는 언질만 드린 상태"라며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지만 내가 그만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했다.
그는 외환은행 노조 측의 사퇴 요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없다"며 "원칙을 지키고 소신을 갖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또 "개인차원보다 조직이나 금융산업 전체로 보면 (하나의 외환은행 인수로)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만날 싸우고 자리다툼하면서 정치판처럼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정말 제 진심으로 하는 일이며 어차피 2월에 외환은행 인수승인이 날 것인데 그 전에 좀더 벽을 허물기를 바란다"며 "(제가) 있어서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데 우리보다 외환은행 쪽에서 의식을 많이 하니 대승적인 차원에서 길을 열어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에서 나돌던 김 회장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론스타와의 계약협상 과정에서 두 사람이 틀어졌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김 사장은 " 35년간 모셔온 분에게 좋고 나쁜 게 어디 있느냐"며 "은행장과의 사이가 안 좋았다는 소문도 있던데 다 만들어낸 얘기"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다만 후계 구도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자신의 사퇴가 김 회장의 대를 잇는 2인자들끼리의 이른바 '왕자의 난'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외환은행과의 인수에 자신의 사퇴를 계속해서 연결 지은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김 사장의 사퇴에 따라 하나금융의 후계 구도는 심각한 소용돌이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경영진 중에서 2인자에 가장 가까운 사람은 김정태 행장이 꼽힌다. 일부에서는 김 행장이 하나금융지주의 사장으로 갈 가능성을 꼽는 시각도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이 밖에 윤용로 부회장을 꼽는 시각도 있지만 이미 외환은행장으로 내정된 상태여서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런 이유에서 외부 영입 가능성을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
행장까지 바뀔 경우 하나금융 지배구조 전체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현재 부행장 중에서는 김병호 부행장, 이현주 부행장 등이 후계 라인에 있고 중국에 나가 있는 김인환 중국 법인장도 김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후계 구도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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