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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은행 적금으론 절대 돈 못 모아요"

증권사 임원 3人의 '재테크 조언'…주식하려면 '치고 빠지기'

'사오정', '국민연금 고갈 전망'등에 30대 샐러리맨들의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한 고민이 깊어간다. 어디서 부동산, 주식, 채권 얘기를 들으면 귀가 솔깃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증권사에서 15∼20년을 몸담아온 임원 3명에게 30대를 위한 재테크 조언을 요청했다. 부침이 극심한 증시 주변에서 여전히 '건재'하면서 터득한 방법을 후배들에게 알려달라고. ◇동원증권 문진호 부사장(45) 문 부사장은 "과거에는 은행에 적금을 넣어 목돈을 손에 쥘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잘라말했다. 은행 이자가 얼마 안 되고, 또 앞으로도 지금 같은 저금리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데 별다른 이견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은행에 적금 넣듯 적립식 펀드에 납입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적립식 펀드에만 '올인'하라는 게 아니다. 부동산, 예금, 주식,채권 등에 분산투자한다는 차원에서 적립식 펀드에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문 부사장은 "월급에서 생활비를 제외하고 남은 돈의 30% 정도가 적당하다. 개인의 위험자산 선호도에 따라 15∼40%까지 적립식 펀드에 적금 붓듯 넣는 것"이라고 가이드라인을 줬다. '노후대비 자금 마련인데 혹시 실패하면 큰 일 아니냐'고 묻자 문 부사장은 " 종합주가지수는 10년 동안 500에서 1000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했다. 주가가 마냥 하락하기만 하는 일은 없다. 이익을 내고 팔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대답했다. '종합주가지수가 과거처럼 500∼1000 사이에서 움직인다면 큰 수익을 기대하기어렵겠다' 했더니 그는 "물론 그렇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서 국내 증시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 얘기했다. "우리가 지금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가느냐 아니면 추락하느냐기로에 있다고 전문가들이 말한다. 적립식 펀드에 들라는 것은 2만달러 시대로 도약한다는 신뢰에 바탕하고 있다. 그런데 만일 불행히도 반대로 추락하는 시나리오로간다면 다른 어떤 재테크 수단도 마찬가지 결과일 것이다" 그는 이어 "국내 증시는 기업가치 보다 수급에 의해 움직이는 구조였다"라면서 "이런 구조가 '한국 증시 저평가'로 나타났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구조적인 수급호전 조짐이 최근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이 우량주식을 잠식하면서 유통주식수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큰 손인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립식 펀드가 아닌 우량종목을 직접 골라 매월 조금씩 사 모으는 방법에 대해서도 "직접투자는 위험하다. 미래에 어떤 기업이 초우량 종목이 될지 지금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량종목 몇 개에 분산투자하는 적립형 펀드가 대안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부사장은 증권사 재직 15년 중에 인천, 강남역, 평촌지점 등에서 8년간 영업을 해왔고 지금은 회사 전체의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박만순 상무(44) "주식 전망을 왜 합니까?" 이는 주가 예측이 어려워서 선뜻 주식투자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한 미래에셋증권 박만순 리서치센터장의 반문이다. "한달 뒤, 혹은 1년 뒤에 주가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을 하지만 누구도 나중의 주가를 전망할 수는 없으며, 특히 직장인이 자기 일을 놔두고 주가 전망에 매달리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본다"는 게 박 센터장의 생각이다. 그 역시 봉급생활자에게는 적립식 펀드가 가장 적당한 주식투자 수단이고, 이를통해 간접.분산.장기 투자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도 30대 초반에 투자에 뛰어들 때 부동산이면 부동산, 채권이면 채권 이렇게 특정 대상에만 편중된 투자를 했고, 더 나쁜 점은 상황 논리에 따라 원칙 없이투자를 시작하거나 그만뒀던 점이 후회된다며 이 같은 투자 원칙의 중요성에 대해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그의 제언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자산배분에 관한 내용이다. 자산을 적절히 배분하고 처음 정한 배분 비율을 지킬 것을 권유하면서 그는 "단기적으로 손해가 났다고 해서 그 부분의 투자를 접지 말고 이득을 본 부분에서 손해를 본 부분으로 자산을 이동시켜서 전체적으로는 다시 원래의 배분 비율에 맞도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단순히 투자 자산 가운데 일부분을 여기로, 다른 일부분을 저기로 돌리는 게 배분이 아니라 자신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 가운데 어느 정도가 여유자금이고 꼭필요한 생활비는 어느 만큼인지, 그리고 내 돈은 얼마고 남의 돈은 얼마인지를 확실하게 구분하는 것 역시 자산 배분이라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 또한 중요한 재테크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몸값을 올리는 재테크 역시 중요한 자산 증식 수단이며, 내 가치를 키울 생각은 하지 않은 채 돈만 쫓다가는 돈도 잃고 나 자신도 잃을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동물적 감각'을 갖고 주식시장을 볼 자신이 있다면, 그리고그렇게 해서 현재 하는 일에서보다 더 큰 소득을 낼 자신이 충분하다면 직접투자를해도 좋겠지만 그렇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간접투자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한국투신운용 이윤규 IB사업본부장(49) 이윤규 한투운용 IB사업본부장은 30대 직장인이 노후 대비 자금을 마련하는 목적으로 주식 투자를 하려면 `치고 빠지기' 전략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신이 대한투신과 함께 국내 최대 `큰 손'이던 시절에 펀드매니저로서 또주식운용 본부장으로서 세월을 보내며 얻은 결론이다. 이 본부장은 "펀드매니저 시절에 주변에서 뭘 사야하냐고 물어보면 주식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물론 주식을 하지 말라고 해도 다들 기어이 다른 곳에 물어서 주식을 하더라고 그는 빙긋 웃으며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결국에는 기회를 노려 주식 투자를 한 뒤 빠져나온 사람들은 돈을벌 었지만 계속 주식 매매를 한 사람 치고 망가지지 않은 경우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렇다면 은행에 돈을 맡기면 역마진이 나고 사회보장 시스템은 열악하며 자식에게 기대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30대 월급쟁이들은 퇴직 후에먹고 살 돈을 어떻게 마련한단 말인가. 그는 "주식을 정 하려면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주 등과 같은 틈새를 노리라"고 권했다. 하지만 한 때 KT&G CB로 50% 이상 수익이 남고 공모주로 큰 돈을 버는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 CB는 물량을 구하기가 어렵고 공모주는 수익을 보장해주지 못하지 않지 않은가. 이 본부장은 "공부를 하며 기다리면 때는 온다"는 성질 급한 사람은 따르기 쉽지 않은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좋은 기업이 공모에 나설 때 바로 청약할 수 있도록 미리 각 증권사에 계좌를 열어두는 등 부지런을 떨고 신문을 꼼꼼히 읽으며 일정을 살피라고 권했다. 또 `어떻게 모은 종자돈인지'를 명심하고 묻지마 투자, 대박 신화에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한편 전체 흐름을 보고 큰 물줄기를 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집이 없는 경우라면 금리를 생각하지 말고 적금에 가입하거나 적립식펀드에 들어서 일정 규모 이상 돈을 모은 뒤 바로 집을 장만하라고 일러줬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최윤정.김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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