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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대중화 시대에 웬만한 차로는 거리에서 눈길조차 끌기 힘들다. 하지만 이 차면 시선 집중이 될 수 있다. 작고 앙증맞은 수입차. 그것도 경차인 '스마트 포투'가 바로 그주인공이다. 다양한 수입차 중에 언젠가 한 번 경험해보고 싶었던 스마트 포투를 최근 만나봤다. 스페셜 에디션 모델로 첫 인상부터 강렬한 오렌지색이다. 심지어 문은 슈퍼카에서나 볼 수 있는 걸윙도어(자동차 문이 위로 올려져 열리는 형태)를 장착했다.
외관부터 찬찬히 살펴 봤다. 차명인 '포투(for two)'에서 알 수 있듯 2인승이다. 스마트에서는 '포포(for four)'라는 4인승도 만들었지만 지금은 단종됐다. 주로 단거리 이동에 집중하는 씨티카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다.
걸윙도어를 멋지게 열고 타려 했으나 다른 차와 다를 게 없다. 어느 정도 열고 추가로 힘을 줘 위로 들어올리는 방식이다. 실용성은 찾아 보기 힘든 불편함만 가중되지만 보기엔 그럴 듯 하다.
차체는 생각보다 넓다. 전장(2,695㎜)이 3m도 안 되는데도 엔진이 차량 뒤쪽에 있는 후륜구동 방식인데다 앞ㆍ뒤 바퀴가 사실상 차의 끝에 위치해 좌석 2개에 해당하는 공간이 거의 실내 전부를 차지한다. 휠베이스 간격 1,865㎜를 보면 스파크(2,375㎜)와 모닝(2,385㎜)이 뒷좌석까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넉넉하게 느껴질 정도다.
작은 계기판에는 속도만 표시된다. 엔진 회전 수(rpm)는 아날로그 시계와 함께 별도로 차량 중앙에 달려 있다. 속도계는 160㎞/h까지 표시되지만 실제로는 150㎞/h에서 제한된다.
시동을 걸어보면 이 차가 '벤츠 가문'이라는 점을 떠올릴 수 있다. 1.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84마력까지 힘을 낸다. 더디게 올라가는 속도가 답답하기도 하지만 이내 시속 50㎞를 넘어선 차량은 계기판에 100㎞를 찍고도 힘의 여유가 느껴진다.
5단 반자동 변속기도 스마트만의 매력이다. 중립(N) 상태에서 왼쪽으로 기어를 옮기면 주행모드가 된다. 자동과 수동 모두 조작이 가능하다. 주행 중 브레이크 페달을 밟자 순간 당황했다. 기존 차량처럼 밟히질 않는다. 힘을 꾹 줘야 브레이크가 작동한다. 평지에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도 차가 나가질 않고, 가속 페달을 다시 밟아줘야 움직이는 방식이다.
조작이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속도를 올리며 달려 보니 통통 튀기는 재미가 MINI와 흡사하게 느껴졌다. 뒤축에서부터 안정감 있게 차를 굴려주는 방식이라 주행하다 보면 차의 크기에서 오는 제약은 별로 다가오지 않는다.
카브리오 차량이라 지붕을 열 수 있는 점은 매력적이다. 소프트톱이 레일을 따라 선루프처럼 열리는 1단계에 7초가 걸리고, 버튼을 조금 더 누르면 3초 동안 뒷 창문까지 더 내려간다.
안전성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스마트 포투의 '트리디온 세이프티 셀' 구조가 빈틈 없이 챙겨준다. 마치 호두껍데기처럼 단단하게 운전자와 탑승자를 충돌로부터 보호한다. ESP, ABS는 물론 마이크로 카 세그먼트에서 찾아보기 힘든 브레이크 어시스트 시스템까지 기본 장착돼 안전성을 강화했다.
시승했던 스페셜 에디션 모델은 20대 한정판으로 이미 판매가 완료됐다. 국내에선 카브리오 모델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카브리오는 스페셜 에디션과 걸윙도어, 스페셜 에디션 로고가 박힌 열선 내장 가죽시트 등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나머지는 동일하다. 카브리오가격은 2,7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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