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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폭락 두고 이란-사우디 '신경전'

지난 6개월 사이 40% 가량 폭락한 국제유가를 두고 주요 산유국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신경전을 벌였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내각 회의에서 “유가 하락은 단지 경제적 문제가 아니고 특정 국가가 정치적으로 계산한 음모”라고 말했다고 국영 프레스TV가 보도했다. 그는 “유가 인하 음모는 중동의 무슬림을 겨냥한 것으로 몇몇 나라에만 이익이 된다”며 “저유가가 원유 의존도를 낮출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로하니 대통령이 언급한 ‘특정 국가’는 미국으로 보인다. 프레스TV는 “사우디가 유가하락에 동참한 까닭은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에 해를 입히려는 미국의 시나리오 일부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해설했다. 미국과 각을 세우는 이들 국가는 정부 재정 가운데 원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저유가에 직접 타격을 받기 때문에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산유량을 줄여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반면 사우디 정부는 여전히 시장의 원리를 내세우며 감산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부장관은 이날 페루 리마에서 열린 유엔 지구 온난화 회의에 참석해 유가와 관련 “이게 바로 시장이다. 왜 우리가 감산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어떤 원자재라도 시장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는 저유가가 정치적 의도가 아니라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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