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기술 발전 트렌드는 그린ㆍ스마트ㆍ융합화다. 기존의 전력망과 자동차에 그린과 스마트가 융합된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및 전기자동차 분야가 그린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그린 비즈니스로의 전환에 발맞춰 미래 성장사업을 선도하고 차세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진정한 연구개발의 성과는 단지 기술이나 제품 개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술에 투영된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착상까지도 보호할 수 있는 지식재산(IP)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국경의 장벽을 넘어 특허전쟁이 발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술ㆍ제품만으로 우위를 유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이제는 그 역할을 지식재산이 수행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요즘 어디를 가나 회자되는 것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지식재산 관련 소송 이야기다. 정보기술(IT) 분야이기는 하나 이는 몇 년 뒤 그린오션 분야의 모습이기도 하다. 현재 스마트그리드, 태양광, 전력용 반도체 모듈, 고효율 인버터 및 전기자동차 전장품 등 그린오션 분야에서 LS산전을 포함한 우리 기업들은 해외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며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선진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잃지 않기 위해 지식재산으로 진입장벽을 형성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우리 기업들은 지식재산 창출에 더욱 박차를 가해 착실히 준비한다면 해외 기업들이 쳐놓은 장벽을 허물고 우리만의 차별화 기술로 철옹성을 쌓아 그린 비즈니스 시대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활용가치가 높은 지식재산 확보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최근 국내외 기업들은 표준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표준특허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표준특허 확보는 로열티 창출로 연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LS산전도 한국 및 국제 스마트그리드 협회 설립을 주도하고 '세계 스마트그리드 포럼(World Smart Grid Forum)'과 '한국 스마트그리드 주간(Korea Smart Grid Week)' 행사 개최, 스마트그리드ㆍ전기자동차 관련 기술 표준화 워킹그룹과 국가표준정책을 수립하는 국가표준심의회에 민간위원으로 적극 참여해 국내외 표준특허 확보를 위한 전략적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다음으로 지식재산 전문인력 육성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최근 특허 괴물(Patent Troll)로 불리는 특허 전문기업들이 한국 기업에 적극적 특허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하고 연구개발 등을 통해 확보한 지식재산을 가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글로벌 시장을 읽고 미래 비즈니스 전략과 연계해 지식재산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전문가 육성은 곧 기업의 미래와 직결된다. 마지막으로 지식재산에 대한 기업 경영층의 관심과 독려가 바탕이 돼야 할 것이다. 최근 글로벌 정보 서비스 전문회사인 톰슨 로이터가 기업들의 주요 특허 지표(Patent Index)를 분석해 LS산전ㆍLG전자ㆍ삼성전자ㆍ제일모직 등 한국의 4개 기업이 포함된 '세계적 혁신 100대 기업'을 선정ㆍ발표했다. 이번 선정의 기저에는 '지식재산이 곧 기업의 가치이며 혁신 지표'라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기업이 혁신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려면 지식재산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과 투자가 선행돼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지식재산은 기업의 '보험'이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투자 대상이 됐다. 경영층의 지식재산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적극적 투자는 그린오션을 열어가는 키(Key)가 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