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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부시와 노무현 대통령
입력2005-09-06 16:35:22
수정
2005.09.06 16:35:22
서정명<뉴욕특파원>
미국 국민들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해 실망감을 넘어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상 최대의 자연재해로 여겨지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수천명의 사망자와 1,000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고 앞으로 피해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대응은 미흡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CNN 등 방송과 신문들은 “이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대통령은 입을 나불거리지 말고 지원에 나서라” “이런 코미디가 없다” 등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는 현 정부의 상황 인식과 위기 수습 능력에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연방정부가 카트리나에 늑장 대응하고 있는 기저에는 인종적 차별주의가 자리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고향이며 정치 기반인 휴스턴을 비롯한 텍사스주에서도 흑인 종교지도자들이 인종적 차별주의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2번이나 대통령 당선을 밀어줬던 보수적인 붉은 주(Red State)에서도 격앙된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재즈의 운율이 울려퍼졌던 뉴올리언스의 컨벤션센터를 방문한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는 대부분 흑인 이재민들로 채워진 컨벤션센터를 둘러본 뒤 “노예선을 보는 듯하다”며 격분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1년 9ㆍ11 사태가 터지자마자 현장으로 달려가 먼지 묻은 작업복을 입은 소방관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쓰레기 더미에 올라서서 마이크로 미국 국민들의 단결과 애국심을 호소했던 모습은 간데없고 카트리나가 강타한 남부 몇 개 주의 주지사와 시장들을 만나는 형식적인 제스처만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명분 없는 이라크전쟁에 현기증을 보이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국가 위기사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크로포드 목장에서 달콤한 휴가를 즐기고 있었던 부시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감정은 악화 일로에 있다.
현재 부시 대통령의 업무수행 지지율은 2001년 취임 이래 최저인 40%로 곤두박질쳤으며 재선에 성공한 역대 대통령의 여름 지지율로는 74년 ‘워터게이트’스캔들로 불명예 퇴임한 리처드 닉슨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국정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내린 냉엄한 심판이다.
다음주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국제연합(UN)총회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하고 코리아소사이어티가 개최하는 만찬에서 부시 대통령과 나란히 연설을 한다. 부시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모두 국정운영 성적표가 시원찮다. 특히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초기 70%에서 현재 20%대로 주저앉았다. 부시보다도 못한 지지율이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달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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