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신화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현재 ±1%인 위안화의 일일 변동폭을 17일부터 ±2%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위안화 환율 변동폭이 바뀐 것은 2012년 4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인민은행은 통지문에서 "외환시장이 건강한 발전을 하고 있고 교역주체가 가격을 결정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능력이 강해졌다"며 "시장발전의 요구에 따라 시장이 환율을 결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변동폭을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환율 변동폭 확대는 위안화 국제화와 시장개혁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여전히 시초가를 인민은행이 결정하는 만큼 외환당국의 안정적 환율관리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관측이다. WSJ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리커창 총리가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를 제시한 후 예상보다 빨리 시행된 것과 관련해 시진핑 정부의 경제개혁 의지와 함께 올해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분석했다. 장밍 중국 사회과학원 국제금융연구실 부주임은 "인민은행이 금융 부문의 개혁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가장 쉬운 정책이 환율 변동폭 확대"라며 "금리, 환율 자유화는 아직 위험요인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중국 담당 책임자였던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중국의 시장개혁 의지를 거듭 확인한 것"이라면서 "인민은행이 계속 환시장에 개입하겠지만 이전보다는 훨씬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월 말부터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위안화는 환율 변동폭 확대와 경기지표 둔화로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민은행이 이미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를 위해 사전에 위안화 약세를 유도한 만큼 위안화 환율 자체가 추세적인 약세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홍콩 소재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루팅 선임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위안화에 대한 일방적 베팅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면서 "이 때문에 위안·달러 환율 동요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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